추일승(48)
“오리온스라는 이름만 빼고 모두 바꾸고 싶다.”
28일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 새 사령탑에 선임된 추일승(48·사진) 전 부산 케이티에프(KTF·KT의 전신) 감독의 의지다. 구단도 이런 뜻을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장기계약(4년에 연봉 2억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조용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추 감독은 홍대부고와 홍익대, 실업팀 기아자동차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3~2004시즌부터 케이티에프 사령탑을 맡아 약체로 평가되던 팀을 여섯 시즌 동안 세 차례나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통산 157승을 거둔 그는 온화한 성품에다가 농구 원서를 번역할 정도로 ‘공부하는 지도자’로 알려졌고, 지난 2년 동안 대학 강단에 서면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추 감독은 “코트는 항상 오고 싶었던 곳이고 감독은 나의 천직”이라며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팀을 개혁하지 않으면 하위권에서 허덕였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단 개편) 권한이 없으면 말뿐인 개혁에 그치기 때문에 선수단을 장악할 시간(4년)과 권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스는 지난 4시즌 동안 최하위 세 차례와 9위 한 차례에 머물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