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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KLPGA의 ‘막장드라마’

등록 2011-03-30 20:17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어느 조직이건 살림 형편이 어려우면 구성원들이 너나없이 서로 힘을 모으기 마련입니다. 외부에서 힘과 재력이 있는 인사도 영입해 조직의 힘을 키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곳저곳에서 수익이 생겨 먹을 파이가 커지고 조직의 힘도 세지면, 주요 구성원 간에 자리를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기 십상입니다.

요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내부를 들여다 보면, 바로 그런 형국이 아닌가 합니다.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높은 자리에 욕심을 내고 대기업 출신 회장한테 반기를 드는 바람에, 회장이 전격 사퇴하고 시즌 개막전이 취소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입니다.

이번엔 25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수장으로 뽑힌 경기인 출신 구옥희 회장이 불과 나흘 만에 전격 사퇴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전날 긴급 이사회에서 역시 경기인 출신 한명현 수석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뽑아놓고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었는데, 또다시 볼썽사나운 꼴이 연출된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권좌에 오른 구 회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를 선출한 임시 대의원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회장 선출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의원 56명 중 28명이 참석해야 정족수를 채우게 되는데 1명이 모자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로 인해 구 회장과 함께 선출된 강춘자 수석부회장도 사퇴해 회장단을 다시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구옥희·한명현·강춘자 등 3명은 한국여자프로골프 1세대 대표주자로 현역 선수들의 대모나 다름없어 이번 사태는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김미회 전무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런 일이 일어나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소집해 회장단을 선출하겠다”고 말했지만 원만하게 해결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올해 투어 대회도 걱정거리입니다. 경기인 출신의 반기에 격분해 사퇴한 선종구 전 회장의 하이마트 쪽이 2011 시즌 개막전인 제3회 하이마트여자오픈을 끝내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회장이 사퇴하는 사태가 일어난 상황에서 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올해 안에 중계방송사가 결정되고 현 상황이 진정되면 추후 개최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지만, 취소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발등의 불’인 투어 대회 방송 중계권 문제도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스폰서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는 남자에 비해 치솟는 인기로 올해 스폰서가 늘어나 투어 대회도 지난해보다 2개나 더 생기는 등 탄탄대로를 걷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경기인 출신 임원들의 과욕으로 자칫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 피해는 결국 경기인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게 뻔합니다.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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