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울었다.
바늘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임 감독의 울음은 예상 밖이었다. 주장 강영숙은 “감독님도 우는구나”라고 놀랐고, 하은주는 “냉혈한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구나”라며 웃었다. 사상 초유의 챔피언전 5연패에 강심장도 북받치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임달식 감독의 안산 신한은행이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구리 케이디비(KDB)생명을 67-55로 꺾고, 3연승으로 5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동시에 제패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챔피언전 5연패는 물론 통합우승 5연패는 처음이다. 프로야구 해태가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적이 있다.
영광의 순간 임달식 감독은 왜 울었을까? 그는 “올 시즌 부상 선수 등 유난히 악재가 많아 우승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단기전은 변수가 많아 2차전에서 졌다면 5차전까지 갔을 것”이라고 말해, 2차전에 총력을 다했음을 비쳤다. 결국 신중하고 치밀한 팀 운영으로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프로는 이겨야 한다. 지면 변명이 없다”고 했다.
이날 19점 9튄공잡기로 승리를 이끈 아시아 최장신 하은주는 개인통산 두번째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는 “과분한 상이다. 저한테 주는 상이 아니라 우리 모든 선수들에게 주는 상으로 여기겠다”고 했다. 은퇴를 고민 중인 ‘학부모 선수’ 전주원은 “우리 팀은 세대교체가 성공적이다. 내가 없어도 신한은행의 미래는 밝다”며 활짝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