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선수 (오른쪽)
프로농구 챔프전 2차전서
벤슨·김주성 등과 신경전
“우리팀 승리에 영향 준 듯”
벤슨·김주성 등과 신경전
“우리팀 승리에 영향 준 듯”
챔피언전 1차전에서 패배했던 케이씨씨(KCC)의 하승진(사진)은 17일 2차전에서 바짝 독이 올랐다. 1쿼터부터 동부의 센터 로드 벤슨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1쿼터 초반 벤슨이 과장된 몸동작으로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자 하승진이 발끈했다. “너! 액션 배우냐, 그게 뭐냐?”고 자극했고, 벤슨은 험한 말로 맞받아쳤다. 하승진은 경기 뒤 “그 이후 벤슨의 슛을 가로막기로 쳐내면서 벤슨이 흔들렸고 이것이 우리 팀 승리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이씨씨와 동부의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일촉즉발의 신경전과 심리전이 빈발하고 있다. 2차전 신경전의 중심엔 케이씨씨 하승진. 그는 2차전에서 벤슨뿐 아니라 동부의 김주성, 박지현과 차례로 충돌했다.
2쿼터 1분여가 지났을 때 케이씨씨의 하승진은 공격 진영에서 수비하러 가다가 속공에 가담하려는 김주성을 뒤에서 낚아챘다. 김주성은 코트에 쓰러진 뒤 고통스러워했다. 하승진에게는 고의 파울이 선언됐다. 그러나 느린 그림을 보면 김주성의 몸짓도 과장됐다. 두 빅맨이 정규리그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신경전을 펼친 것이다. 하승진은 “(김)주성이 형을 제치고 흐르는 공을 잡으려고 무리하게 들어가다가 주성이 형을 패대기친 꼴이 됐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진 동부의 공격에서 하승진은 레이업슛을 시도하던 박지현을 막았다. 그런데 어깨로 뛰어오르던 박지현의 턱을 강타하면서, 박지현은 잠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갔다. 하승진은 “농구에서 흔히 말하는 ‘비행기 태우는’ 상황이었다”며 “지현이 형한테 죄송하다”고 했다.
허재 감독은 “하승진이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 같아 주의를 줬다”고 했다. 하승진도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는데 내 성격이 다혈질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흥분했다. 감정을 조율하는 방법을 배우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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