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케이씨씨(KCC) 선수들이 26일 원주 동부를 물리치고 역대 5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있다.
하승진 앞세워 동부에 79-77 역전…4승2패
통산 5번째 우승…하승진은 ‘MVP’ 첫 영예
통산 5번째 우승…하승진은 ‘MVP’ 첫 영예
71-71 동점이던 종료 2분 전 원주 동부의 기둥 김주성(16점 10튄공)이 5반칙 퇴장당했다. 김주성은 억울해했고, 동부 응원석에서는 페트병이 날아들었다. 경기장은 술렁거렸다. 승부처였다. 앞서 빅터 토마스(23점 9튄공)마저 5반칙으로 퇴장당한 상황. 강동희 감독은 경기 뒤 “이 장면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전주 케이씨씨(KCC)는 75-77로 뒤지던 종료 35.6초 전 강병현의 역전 3점슛으로 승부를 갈랐다. 동부는 79-77이던 11.1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나섰고, 김봉수가 역전을 노린 회심의 3점슛을 날렸지만 끝내 림을 외면했다.
2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 케이씨씨가 동부에 79-77로 역전승을 거두고 4승2패를 거두며 프로농구 통산 최다인 5번째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전 최우수선수(MVP)에는 기자단 75표 중 66표를 얻은 하승진(26)이 선정됐다. 개인 첫 영예이며, 여자프로농구 하은주(28·안산 신한은행)와 함께 사상 최초로 남매 최우수선수가 됐다. 하승진은 이날 22점 9튄공잡기로 크리스 다니엘스(25점 10튄공)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6시즌 동안 개인 통산 2번째 챔피언전 우승을 차지한 허재 감독은 “선수 때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쁘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압박감 때문에 힘들었다. 특히 1차전에서 졌을 때가 고비였다”며 “선수들이 걱정을 깔끔하게 씻어줬다”고 기뻐했다.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하승진은 경기 뒤 벤치에서 부상으로 빠진 강은식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평소 많은 조언을 해준 은식이 형이 없었다면 엠브이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 병실에서 혼자 누워 있을 은식이 형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3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한 주장 추승균은 “나 없이도 충분히 우승하리라고 믿었다. 후배들이 대견하다”며 활짝 웃었다.
열전을 치른 동부 선수들은 아쉬움에 한동안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7차전까지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동생으로서 허재 형의 좋은 결승전 파트너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꼭 이기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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