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스티안 페텔(24·레드불 레이싱 소속)
F1 모나코 그랑프리 우승
알론소·버튼 등 제치고
6개 대회 중 5개 ‘싹쓸이’
독주 이어갈지 더 관심
알론소·버튼 등 제치고
6개 대회 중 5개 ‘싹쓸이’
독주 이어갈지 더 관심
학교 다닐 때는 말썽꾸러기였다. 공부보다는 3명의 ‘마이클’에 관심이 더 많았다. 포뮬러원(F1) 황제 미하엘(영어식으로는 마이클) 슈마허, 팝 황제 마이클 잭슨,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마이클 잭슨 같은 가수가 되기를 원했지만, 목소리가 좋지 않아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레이싱에도 관심이 많아 만 8살이던 1995년 소형 발동기로 움직이는 카트레이싱을 시작했다. 그리고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 2001년 주니어 카트대회 우승을 밥 먹 듯했다. 유러피언 주니어 카트 챔피언십을 비롯해, 독일 주니어 카트 챔피언십, 모나코 주니어 카트컵 등 한해 동안 4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런 그가 미하엘 슈마허(42·메르세데스GP·독일)의 뒤를 잇는 포뮬러원(F1) 새 황제가 돼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올 시즌 치러진 6개 그랑프리 대회에서 무려 5개의 우승트로피를 가져갔다. 독일 헤펜하임 태생의 제바스티안 페텔(24·레드불 레이싱 소속·사진) 이야기다.
■ 모나코 그랑프리서 시즌 5승 페텔은 29일(현지시각)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2011 포뮬러원 시즌 6번째 대회인 모나코 그랑프리 결선에서 3.340㎞의 서킷 78바퀴(총 주행거리 260.520㎞)를 2시간9분38초373에 주파하며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했다. 페텔은 전날 예선 1위로 폴포지션(결선 때 맨 앞에 서는 것)을 차지했다. 페텔은 결선 막판 페르난도 알론소(30·페라리·스페인), 젠슨 버튼(31·매클래런·영국) 등에게 선두 자리를 위협받았지만, 단 한번 ‘피트스톱’(타이어 교체 등 차량 정비를 위해 멈추는 것)을 사용하는 전략으로 선두를 지켰다. 해안가의 꼬불꼬불한 도심 도로를 곡예에 가까운 속도로 주파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페텔은 우승으로 25점을 보태 총점 143점으로 2위 루이스 해밀턴(26·매클래런·영국·85점)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시즌 3번째 대회인 중국 그랑프리에서 페텔을 제치고 우승한 해밀턴은 6위에 그쳤다.
■ 21살에 최연소 F1 챔피언 페텔이 남은 13개 대회에서 몇승을 더 올릴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의 독주가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페텔은 지난 시즌에도 20개 대회에서 5승을 올리며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2007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15승을 올렸다. 68번의 레이스에 출전해 포디엄에 선 것만도 25차례.
페텔은 ‘베엠베(BMW) 사우버 F1’ 팀의 테스트 드라이버였는데, 간판 드라이버의 충돌사고로 운좋게 자신의 로망이던 F1 드라이버가 됐다. 팀의 제1 드라이버이던 로베르 쿠비차가 잦은 충돌사고로 뛸 수 없게 되자 그해 미국 그랑프리에 대타로 나선 것이다. 데뷔전이었지만 당당히 8위를 차지했다. 드라이버로는 최연소(만 19살349일)로 F1 포인트를 얻은 선수로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어 2008년 만 21살74일의 나이에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함으로써 F1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역대 최연소 우승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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