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켈리(23)
의대 포기하고 삼성생명 입단
여자프로농구에 또 한명의 혼혈선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안드레아 켈리(23·사진)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를 졸업한 켈리는 지난 10일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2001년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한달 동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는 “10년 만에 한국에 다시 와서 기쁘다. 2001년에 왔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라며 새로 시작하는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밖에 한국말을 못하지만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3년 동안 살기도 했던 고향 같은 나라에서 선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아버지와 오빠가 농구 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8살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다”고 했다. 대학 때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농구선수와 의대 진학의 두 갈래 길을 두고 고민하다가 한국행을 택했다.
삼성생명에는 또다른 혼혈 선수인 킴벌리 로벌슨(25)이 있다. 켈리는 “아직 로벌슨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고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자프로농구에는 몇명의 혼혈 선수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로벌슨을 빼고는 모두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켈리의 기량 역시 아직은 미지수다. 키 175㎝로 슈팅가드를 맡고 있는 켈리에 대해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은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슛이 좋은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는 켈리는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일 조금씩 기량을 끌어올려 팀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몸을 낮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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