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전성시대 스타들
은퇴 뒤 한자리…고려대 승
은퇴 뒤 한자리…고려대 승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은 1995년이었다. ‘오빠부대’의 함성과 열기도 16년 전 그대로였다. 코트의 선수들은 라이벌에겐 질 수 없다는 듯 정신력과 투혼을 불살랐다.
26일 열린 엑스티엠(XTM) 라이벌 매치 ‘어게인 1995! 고·연전(연·고전)’. 연세대 정재근(88학번), 문경은(90학번), 이상민(91학번), 우지원, 석주일(이상 92학번)과 고려대 전희철, 김병철(이상 92학번), 박훈근, 박규현, 양희승(이상 93학번) 등 1990~2000년대 한국 농구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선발로 코트에 등장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000여 관중들은 선수들이 슛을 던질 때마다 귀가 찢어질 듯한 함성을 질렀다.
세월은 흘렀지만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고려대 박훈근은 골밑에서 상대 수비 2명 사이로 노마크의 전희철에게 멋진 도움주기를 했다. 연세대 이상민도 과감한 골밑 돌파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세대 문경은과 고려대 양희승은 거친 몸싸움으로 열기를 더했다.
경기는 내내 고려대가 주도했다. 연세대는 20점 가까이 벌어졌던 점수 차를 4쿼터 3분58초 전 58-64, 6점 차이로 좁혔다. 하지만 고려대 김병철이 깨끗한 3점슛으로 연세대가 부풀렸던 역전 희망의 싹을 잘라버렸다. 연세대 박수교 감독(74학번)의 표정은 굳어졌고, 고려대 김동광 감독(70학번)은 환한 웃음을 머금었다. 결국 고려대가 72-60으로 연세대를 물리쳤다.
이번 행사는 침체된 한국 농구를 부활시키기 위해 케이블 채널 <엑스티엠>이 1990년대 대학 농구의 전성시대를 이끈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아 마련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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