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민 변진현(사진 왼쪽)·의현(오른쪽)씨
남아공서 겨울올림픽 유치 돕는
쌍둥이 유학생 변진현·의현 형제
쌍둥이 유학생 변진현·의현 형제
‘2018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평창 유치위원회에 한국인 쌍둥이 형제가 떴다. 주인공은 8년째 더반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 변진현(사진 왼쪽)·의현(오른쪽)씨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살다가 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 선교사인 아버지(변동식씨·48)를 따라 남아공에 온 형제는 현재 더반 콰줄루 나탈 대학에서 각각 전자공학과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다.
평창 유치위에서 형은 미디어 도우미로, 동생은 한 방송사의 도우미로 활동중이다. 현지 사정에 밝은 이들은 운전부터 통역까지 여러가지 일을 담당하고 있다. 스물두번째 생일이던 3일에도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새벽 1시에 귀가하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형제는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했다. 동생 의현씨는 “김연아 선수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같이 사진 찍자고 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웃었다.
유치위 관계자들은 처음엔 쌍둥이 형제인 줄 몰라 갖가지 해프닝을 겪었다. 의현씨는 “미디어 관계자들이 나를 형으로 알고 일을 시킬까봐 숨어 있곤 한다”며 웃었다. 얼굴은 물론 180㎝의 훤칠한 키와 안경에 긴 머리까지 닮았다.
더반에는 한국 교민이 120명뿐이다. 형제가 다니는 대학에도 재학생 1만여명 가운데 한국인은 이들을 포함해 달랑 4명이다. 한국인이 드물다 보니 학교에서 의현씨의 별명은 ‘코리아’다. 그는 “나 자신이 한국이라는 자부심과 책임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게 영광”이라고 했다.
형 진현씨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더 커졌다. 한국은 남아공에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닌데, 이런 행사를 통해 남아공 국민들이 한국을 더 잘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형제는 “평창이 유치에 성공하면 미뤄뒀던 생일파티와 평창 유치 축하 파티를 함께 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더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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