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경기에서 이스턴리그 1루수 이대호(롯데)가 벤치로 들어서며 투수 김선우(두산)의 엉덩이를 가볍게 치며 격려하고 있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이모저모
홈런레이스 홈런 ‘0개’…고개숙인 이대호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지난해에 이어 ‘홈런왕’에 다시 도전한 이대호(롯데)가 예선에서 한 개의 홈런도 터뜨리지 못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대호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팬들의 환호 속에 8번째 타자로 나섰으나, 단 한 차례도 담장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대호는 미소를 머금은 채 “부끄러워서 여기에 못 있겠다. 부산에 가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반면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10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 홈런레이스에서는 출전명단에서 제외돼 기회조차 못 잡은 두산 김현수는 딴딴히 삐쳤다. 그는 “작년에 10개나 쳤는데 아쉽다”며 ‘삐쳤냐’는 질문에 “삐친 거 맞다. 못 나가서 삐쳤다”며 해맑게 웃었다.
김현수는 또 “주위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올 시즌 김현수는 타율 0.305(266타수 81안타)에 7홈런 47타점을 기록하는 등 두산의 중심타자 구실을 잘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타격기계’라는 별칭만큼, 팬들의 기대치가 높은 데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전주고 2년 후배인 삼성 최형우와 홈런레이스 결승을 치른 에스케이 박정권은 앞서 예선이 끝난 뒤 “최형우는 시합 때 홈런을 치고 나는 연습 때 홈런을 친다”며 “지금은 연습이니까 내가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예언’은 결국 적중했다.
스타의 아이들도 올스타전에 한몫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인 올스타전에서 선수들뿐 아니라 선수들의 아들과 딸도 그라운드에 나와 축제를 즐겼다.
엘지(LG) 박용택은 딸 솔비 양을 데려왔고, 같은 팀 소속인 이병규도 아들 승민·승언군 앞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아빠가 같은 팀인 승언군과 솔비양은 손을 잡고 돌아다니면서 ‘파이팅’을 외쳐 선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두산 김선우는 아들 성훈 군과 함께 사인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성훈 군은 “오늘 아빠가 잘할 것 같고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며 “아빠가 제일 멋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우는 “오늘은 모두가 즐기는 날이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롯데 홍성흔의 자녀인 화리와 화철이다. 경기 전 아빠의 손을 잡고 더그아웃에 나타난 화리양과 화철군은 깜찍한 외모와 눈에 띄는 패션이 눈에 띄었다. 아들 화철군은 아이돌 그룹 ‘빅뱅’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화려한 의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성근 감독 올해도 테이블세터에 거포 라인업
이스턴리그 사령탑을 맡은 에스케이(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이 올해 올스타전에서도 최형우(삼성)와 홍성흔(롯데)을 1, 2번 타자로 내세우는 ‘거포 라인업’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이후 3, 4, 5번 클린업 트리오에 강민호(롯데), 이대호(롯데), 박석민(삼성)을 차례로 배치하는 ‘거포들의 향연’을 펼쳤다.
특히 삼성의 중심타자 최형우가 톱타자로 선발 출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최형우는 주로 팀의 4번 타자를 맡아왔다. 최형우가 1번 타자로 나오는 것은 프로 생활 데뷔 후 처음이다. 1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선구안이 뛰어난 교타자들이 맡는다는 점에서 거포형 최형우의 1번 배치는 이색적이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경기 전 “긴장된다”며 웃음지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도 롯데 이대호를 1번 타자로 내세웠고 2009년에는 이대호를 두산 김동주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배치했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엘지(LG) 박용택은 딸 솔비 양을 데려왔고, 같은 팀 소속인 이병규도 아들 승민·승언군 앞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아빠가 같은 팀인 승언군과 솔비양은 손을 잡고 돌아다니면서 ‘파이팅’을 외쳐 선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두산 김선우는 아들 성훈 군과 함께 사인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성훈 군은 “오늘 아빠가 잘할 것 같고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며 “아빠가 제일 멋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우는 “오늘은 모두가 즐기는 날이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롯데 홍성흔이 턱돌이 티셔츠를 입고 타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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