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200m 아쉬운 4위
3위 비더만에 0.04초 뒤져 미 록티 1위·펠프스 2위
초반 열세 끝내 못 뒤집어 “100m 지점 턴 약간 늦어”·
3위 비더만에 0.04초 뒤져 미 록티 1위·펠프스 2위
초반 열세 끝내 못 뒤집어 “100m 지점 턴 약간 늦어”·
경기 전 마이클 볼 코치는 “1분44초 초·중반 기록이면 우승이다”라며 박태환(22·단국대4)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팬퍼시픽 수영대회에서 라이언 록티(27·미국)에게 져 2위로 밀린 것을 거울 삼아, “3번째 턴 이전에 록티에 머리 하나 정도는 앞서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번째 턴에서 록티의 잠영이 길고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볼 코치의 주문대로 따르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3번째 턴을 할 때까지 한번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고 결국 4위로 마쳤다.
26일 저녁 중국 상하이 동방체육중심(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자유형 200m 결선. 6번 레인에 나선 박태환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6·미국), 세계기록(1분42초00) 보유자 파울 비더만(25·독일), 록티 등과 어깨를 겨뤘으나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분44초92. 지난해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때 금메달을 따내며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1분44초80)에 약간 못 미쳤다. 동메달을 기록한 비더만(1분44초88)에는 불과 0.04초 뒤져 아쉬움이 더했다. 록티가 1분44초44로 금메달, 펠프스가 0.35초 뒤진 1분44초79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 출발 반응속도는 좋았지만… 박태환의 출발 반응속도는 0.66초로 8명 중 가장 빨랐다. 하지만 초반 경쟁에서 치고 나서지 못했다. 록티는 0.67초. 펠프스는 0.69초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펠프스는 50m와 100m를 1위로 끊으며 ‘황제’의 저력을 과시했다. 박태환은 50m는 5위, 100m는 6위로 돌면서 선두권에서 밀렸다. 100m까지 3위를 달리던 록티가 150m를 1위로 돌면서 단독선두고 치고 나섰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펠프스는 150m를 3위로 돈 뒤 막판 가속으로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150m를 5위로 턴했으나, 마지막 50m를 8명 중 가장 빠른 26초35로 끊는 뒷심을 폭발시키며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 우승까지 노렸던 야망은 세계의 벽에 부닥쳤다.
■ “떨렸다” 박태환은 경기 뒤 “100m 지점에서 약간 늦게 턴한 게 미흡했다. 국제적인 시합이 2년 만이다 보니 떨린 게 사실이다. 실전경험도 부족했고, 레이스 운영도 미흡했고, 신체조건도 다른 선수들보다 안 된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1m83의 박태환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10㎝ 정도 작다.
한편 박태환의 옛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박태환이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두마리 토끼보다는 한마리만 노리는 게 좋다. 400m에 주력해 금메달을 따고, 그 뒤 200m를 따면 더 좋고 안 돼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상하이/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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