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2·단국대)
100m 14위…결선진출 실패
“어머니 된장찌개 먹고 싶어”
“어머니 된장찌개 먹고 싶어”
“아~ 힘들어요.”
27일 오전 중국 상하이 동방체육중심.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박태환(22·단국대4)은 남자자유형 100m 예선 통과 뒤 취재진 쪽으로 와선 잠시 주저앉았다. 24일부터 나흘간 400·200m 등 3종목을 소화하느라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금세 표정이 밝아지며 술술 말을 쏟아냈다. 이날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100m에 출전해 시즌 베스트인 48초91을 기록하며 전체 14위로 준결선(16강)에 올랐다. 이어진 저녁 준결선에서는 48초86으로 기록을 단축했으나 역시 14위에 머물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때 금메달을 따내며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48초10·한국기록)에는 약간 모자랐다. “결선에 오르면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던 그였다.
“애들이 너무 빨라요. 사실 생각도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운 좋게 준결선까지 들어갔네요.” 박태환은 1일 대표팀과 함께 국내로 들어가 한달 남짓 휴가를 보낸 뒤 9월부터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 그리운 가족 귀국해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엄마 아빠 누나랑 밥 먹어야죠. 오랫동안 부모님 얼굴 못 봐서 많이 보고 싶어요. 경기장에서도 연락을 못 드렸어요. 예민하기도 했고, 경기 잘 마무리하고 전화드리면, 결과 좋으면 더 좋아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어머니가 해주는 된장찌개가 가장 먹고 싶다고 했다. “엄마 요리 정말 잘하세요. 유명 음식점보다도. 기자님들 다 초대해서 식사할 수 있을 만큼요.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먹으면 속이 꽉 찬 느낌이에요. 보약이 따로 없어요.” 누나 사랑도 대단했다. “누나가 임신 3개월인데, 조카가 응원해줘서 금메달 딴 것 같아요. 국내 돌아가면 가족과 함께 지낼 겁니다.”
■ 200m의 아쉬움 26일 자유형 200m 메달을 놓친 뒤 아쉬움에 잠을 못 이뤘다고 했다. “계속 생각이 났었어요. 제가 미흡한 것도 사실이고…. 100m 턴 때 아시아경기대회 랩타임만 나왔어도 되는데. 아쉬운 걸 계속 얘기하면 뭐해요.”
200m와 1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00m 경기에서 라이언 록티(27·미국), 마이클 펠프스(26·미국), 파울 비더만(25·독일)을 봤는데, 제가 개선해야 할 점은 레이스 운영도 있지만, 40%는 턴, 60%가 스타트인 것 같아요.” 출발 반응속도는 좋지만, 스타트 신호 이후 물속에 들어간 뒤 다시 올라올 때 차로 치면 2단에서 3단으로 기어 가속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록티나 펠프스 등 자신보다 신장이 10㎝ 이상 큰 서양 선수들은 이미 앞서 나가 있다는 것이다. “물 밖에서 고개를 들면 록티나 펠프스 허리 부근에 제 머리가 있는 거예요. 그들 어깨까지만 제가 나와도 정말 좋은 성적 나올 것 같아요. 그러나 (단거리에서) 한국인으로서 이 정도 하면 잘하는 것 아닙니까?”
■ “동료들도 잘했으면…” 대표팀 동료에 대해선 분발을 요구했다. “아시아에서 일본이 수영 강국이지만, 중국이 올라왔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저보다 잘할 수 있을 텐데, 움츠리고 있는 것 같아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와 ‘예선만 하고 가자’ 이런 생각 하고 가는 것 같은데, 좀더 자신감 있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 봤으면 좋겠어요. 마음을 한층 더 굳게 먹었으면 좋겠어요.” 상하이/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미군기지 될게 뻔해! 한국 해군기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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