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16년만의 올림픽 본선행 선봉
허 감독, 명예회복 노려…오늘 ‘존스컵’ 출국
허 감독, 명예회복 노려…오늘 ‘존스컵’ 출국
“모래바람을 뚫고 만리장성을 넘어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각오가 남다르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9.15~25)에서 우승해야 올림픽 티켓을 딴다.
■ 허재 감독 “이번만은 반드시!”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1996년 올림픽 무대도 밟았고, 1997년 아시아 정상에도 올랐다. 하지만 그의 후배들은 올림픽이나 아시아선수권과 인연이 없다. 2002년 안방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다. 허 감독 자신도 명예회복을 노린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0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사상 최악인 7위에 그쳤다.
대표팀은 희망으로 충만해 있다. 골밑에서 김주성(32·동부)과 하승진(26·KCC)의 호흡이 농익었고, 새로 대표팀 주장을 맡은 양동근(30·모비스)의 공배급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무엇보다 혼혈선수 문태종(36·전자랜드)이 대표팀 슈터 부재의 난제를 풀어줄 기대주다. 허 감독은 문태종에 대해 “슈터로서 감각이 있는 선수”라며 “외곽에서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독기 품은 김주성과 하승진 김주성은 중앙대 1학년 때인 1998년 태극마크를 단 뒤 14년째 활약중이지만 올림픽 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그는 배수진을 쳤다. “내년 런던올림픽에 나가지 못한다면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고. 그는 무엇보다 문태종의 가세를 반겼다. “(문)태종이 형이 들어와 외곽 공격력도 많이 좋아졌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80%”라고 자신했다.
승부욕 강한 하승진도 입술을 꽉 깨물었다. 고3 때이던 2003년 하얼빈 대회부터 태극마크를 달아 아시아선수권에만 벌써 5번째 출전이다. “득점보다는 수비, 튄공잡기, 박스아웃 같은 궂은일부터 하겠다”는 그의 말에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한몸 불사르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피부까지 검게 그을려 더욱 강인한 인상으로 변했다.
둘은 이제 눈빛만 봐도 의도를 알아차린다. 김주성은 “(하)승진이와는 오래 같이 해봐 서로 편하다”며 “요즘 승진이의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고 수비도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은 전초전 격인 대만 존스컵대회(8.6~14)에 출전하기 위해 5일 출국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허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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