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왼쪽).
“33년 캐디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주다. 그동안 거둔 우승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
7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컨트리클럽(파70·740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우승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를 친 호주의 애덤 스콧(30)에 돌아갔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골프백을 메고 다닌 ‘베테랑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48·뉴질랜드)에 돌아갔다. 지난달 타이거 우즈(36·미국)로부터 캐디 해고통보를 받았던 그는 우승상금 140만달러인 특급대회에서 스콧의 첫 우승을 도우며 ‘추락한 골프황제’한테 복수전을 폈다.
■ 통산 145승의 ‘명 캐디’ 애덤 스콧의 통산 8승이 확정되자,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은 스티브 윌리엄스를 따로 인터뷰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캐디를 인터뷰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윌리엄스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우즈와 ‘찰떡 호흡’을 맞추며 숱한 우승을 일궈냈다. 우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62승을 도왔다. 메이저대회 14승 중 13승을 함께했다. 우즈 전에 도왔던 그레그 노먼 등의 우승까지 합하면 통산 145승에 관여했다. 이번엔 스콧과 호흡을 맞춘 뒤 4개 대회만에 첫 우승을 합작했다.
■ 캐디가 뭐길래… 프로 선수에게 캐디는 무척 중요하다. 코스와 투쟁하는 골퍼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페어웨이에서 남은 거리를 계산해 적정한 클럽을 선택해 주는 것. 아울러 퍼팅 라인을 조언하고, 심적으로 흔들릴 때 안정감을 회복시켜준다. 상금의 일정액(5~10%)을 수입으로 챙긴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스티브 윌리엄스 경우, 거리 계산이나 심적인 도움 등 여러 측면에서 우즈에게 큰 도움을 줬다”며 “이번에는 과거 파이어스톤에서 우즈의 우승을 7번이나 돕는 경험을 살려 스콧의 우승에 기여했다”고 풀이했다.
윌리엄스 대신 친구인 브라이언 벨(미국)을 캐디로 고용한 우즈는 1오버파 281타 공동 37위로 체면을 구겼다.
■ 해고 사유 놓고 공방 윌리엄스는 이번에 자신이 해고당한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우즈가 부상 중일 때) 내가 아담 스콧의 캐디를 하겠다고 요구하자 우즈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쉴 시간’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해고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이에스피엔 닷컴>(ESPN.COM)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미국프로골프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EPGA) 투어 등 세계 6대 골프투어 단체가 공동주최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10언더파 270타 공동 6위를 차지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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