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국 국가대표 오세근(24·KGC인삼공사)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에는 독일 출신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디르크 노비츠키의 사진이 깔려 있다. 그는 “슛과 패스, 체력이 모두 좋은 올라운드 플레이어 노비츠키를 닮고 싶다”고 했다.
오세근은 14일 한국의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존스컵 국제대회에서 ‘한국판 노비츠키’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이 69-67, 2점 차로 이긴 9일 일본과의 라이벌전에서 22점 14튄공잡기로 활약했고, 10일 필리핀전에서도 팀 내 최다득점인 19점 6튄공잡기로 한국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오세근은 농구를 처음 시작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훈련이나 시합 일지 형식의 일기를 쓰고 있다. 필리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그날 일기에는 “턴오버를 4개나 기록했다.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았다”는 ‘반성문’을 썼다.
키 2m의 오세근과 함께 이번 대회 처음 태극마크를 단 키 2m7의 김종규(20·경희대)도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종규는 11일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비교적 출전시간(14분 19초)이 짧았지만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야투는 4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고, 튄공잡기 4개에 블록슛도 2개나 해냈다.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요르단 장신 숲을 뚫고 덩크슛을 꽂아넣는 인상적인 장면도 나왔다.
오세근이 노비츠키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면 김종규는 대표팀 대선배 김주성(33·동부)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다. 김주성처럼 키에 비해 몸이 호리호리한 편인데도 수비가 일품이다.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는 수비상도 받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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