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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아마추어’ 대구

등록 2011-08-30 19:57

음식도 숙소도 교통도 엉망
선수·관중·취재진 불만 커
대구스타디움은 지금 먹거리와 전쟁중이다. 구내식당의 음식값은 비싸고 질은 형편없기 때문이다.

경기 관람과 식당 이용권을 묶은 12만원짜리 프리미어 S석을 구입한 한 시민은 “개막식이 끝난 뒤 저녁 8시쯤 식사하러 가니 빵과 오렌지만 조금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일반 관중 식당도 자장면과 덮밥류가 6000~1만원이지만 ‘개밥’ 소리가 나올 정도다. 미디어 뷔페는 고작 4가지 음식에 1만3000원을 받는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때는 이보다 질이 훨씬 좋은 식단이 10위안(1700원) 정도였다. 애초 책정된 50위안(8400원)이 비싸다는 항의를 받고 개막 이틀째부터 값을 크게 내렸다. 하지만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는 불만의 소리에 꿈쩍도 않는다.

경기장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려고 해도 주변엔 음식점이 없다. 바로 앞 지하 쇼핑몰에 음식점 등 상점 100여곳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아직 공사중이다. 개막 전날까지 소음과 먼지로 어지러웠다. 외국 기자들은 “햄버거 하나 사 먹을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숙박과 교통 문제도 심각하다.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와 <체트데에페>(ZDF) 관계자 90여명은 경주에서 대구로 출퇴근하며 왕복 3시간을 차 안에서 허비하고 있다. 대구에 숙소가 턱없이 모자라 아예 경주에 잡았기 때문이다. 각 나라 취재진을 수송하는 미디어 셔틀버스는 통역 자원봉사자 한명 없이 운행된다. 대개 관광버스를 전세내 운영하는데, 운전기사들이 외국인의 질문에 진땀을 흘리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경기 운영도 수준 이하다. 첫날 여자마라톤은 김범일 대구시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출발 총성에 맞춰 달구벌 대종을 세번 치기로 했다가 사인이 맞지 않아 선수들이 세번이나 출발을 다시 했다. 교통통제 해제도 제때 내리지 못했고, 철제 펜스를 세웠다가 치웠다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부 운전자는 틈새로 빠져나가는 곡예운전을 했다.

이번 대회는 가뜩이나 기록도 흥행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행여 지자체장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국제 스포츠 행사가 준비나 내실은 없이 전시 행정의 이벤트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대구/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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