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개막 앞두고 출사표
디펜딩 챔피언 전주 케이씨씨(KCC)냐, 새롭게 태어난 안양 케이지씨(KGC)인삼공사냐.
13일 개막을 앞둔 2011~2012 프로농구에서 10개 구단 감독들은 케이씨씨와 인삼공사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다.
우승팀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전창진 케이티(KT),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 문경은 에스케이(SK) 감독대행 등 셋이 인삼공사를 꼽았다. 여기에 강동희 동부, 김상준 삼성 감독도 우승후보군에 인삼공사를 올렸다. 특히 전창진 감독은 “팀 리빌딩을 잘한 인삼공사가 케이씨씨나 동부를 꼭 이기고 우승했으면 좋겠다. 프로농구에 돌풍의 팀이 나와야 농구 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케이씨씨는 강동희 동부, 김상준 삼성 감독과 김진 엘지(LG) 감독 대신 답한 서장훈 등 세 팀에서 예상 우승팀으로 꼽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가 1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국내 장신 선수를 보유한 팀이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말해, 국내 최장신 하승진을 보유한 케이씨씨의 우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급 신인 4명이 서로 꼽은 신인왕 예상에서도 인삼공사 소속의 오세근(24)이 주목받았다. 당사자인 오세근만 최진수(22·오리온스)를 지목했을 뿐 최진수, 김선형(23·SK), 함누리(23·전자랜드) 등 3명이 오세근을 꼽았다. 특히 함누리는 “부담을 더 주기 위해 세근이 형을 꼽겠다”고 했다. 오세근은 “지금은 대학 때와 다른 세계에 들어섰다”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감독과 선수들의 입담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명해설가 출신답게 “우리 팀의 상황은 절벽에 있는 어린 새가 나는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 날지 않으면 죽는다”며 비장한 각오를 멋진 비유로 표현했다. 허재 케이씨씨 감독도 “최근 몇 년간 시즌 초반에 ‘슬로 스타트’를 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그럴 것 같다”고 익살을 떨었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6강에 오르면 춤을 추겠다”고 약속했다. 현역 최고참 서장훈(37)은 “개인적인 목표는 아직 많이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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