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단 동행가족도 이름올려
체육진흥공단 선정기준 모호
체육진흥공단 선정기준 모호
1988 서울올림픽 유치에 미스코리아도, 스튜어디스도, 특파원도 기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이 서울올림픽 유치 30주년을 맞아 세운 기념비(사진)에 논란이 될 인물이 다수 포함된 반면, 주요 인사들은 누락돼, 당시 유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 9월3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건물 뒷편에서 ‘올림픽 유치 30주년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기념비에만 6천여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었다.
기념비에는 올림픽 유치에 기여한 11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당시 유치단원과 동행했던 부인 등 가족 7명, 개최지 결정지인 독일 바덴바덴에서 현지봉사요원으로 일한 미스코리아 3명, 통역요원으로 기여한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5명도 포함돼 있다. 또한 당시 현장 취재에 나선 언론사 유럽 주재 특파원 12명 이름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올림픽 유치 실무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물론 그분들도 다 애를 썼지만, 이런 사람들은 당시의 인연으로 도운 것뿐인데, 어찌 역사의 주역으로 부각됐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치 현장에 파견된 인원은 67명가량이었다”며 “무슨 근거로 공단이 112명을 선정했는지 납득이 안 간다. 이들 말고도 포함돼야 할 사람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서울 유치를 발표한 현지시각은 1981년 9월30일 15시45분인데, 기념비에는 16시라고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또 기념비문을 작가 이명경씨에게 맡겼다가 갑자기 이어령씨 글로 대체해 이명경씨가 공단 이사장에 항의문을 보내는 등 논란을 빚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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