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는 지난 시즌까지 ‘하나마나 뻔한 경기’, ‘보나마나 뻔한 얼굴’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팀간 전력 차가 컸던데다 세대교체가 더뎌 노장들이 팀을 이끈 탓이다.
그런데 올 시즌 판도와 얼굴이 확 바뀌었다. 6개팀이 1라운드(15경기)에 1경기를 더 치른 1일 현재 전승 팀도 전패 팀도 없다. 전주원(39)과 진미정(33)이 은퇴하고 정선민(37)이 국민은행으로 이적한 신한은행은 강영숙(31)과 최윤아(25), 김단비(21)가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으며 4승1패로 선두다. 최고참 김영옥(37)이 실업팀으로 떠난 국민은행도 가드 박세미, 포워드 강아정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은행은 2년차 ‘새 얼굴’ 이승아가 튄공잡기 7위, 공헌도 8위에 오르는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다.
이변도 속출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통합우승 5연패에 빛나는 신한은행이 중하위권으로 분류된 신세계에 덜미를 잡혔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국민은행도 삼성생명에 20점 차로 크게 졌다. 최약체 우리은행은 신세계를 잡았다.
판도가 바뀌자 관중도 늘었다. 30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경기는 1500석이 매진됐다. 도영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홍보팀장은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보다 관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30일 안산 경기 시청률은 남자농구 보다도 훨씬 높은 0.42%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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