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이론만 파다가 경기감각 흐트러져…회복에 초점”
어! 신지애 맞아? 다들 놀랐다. 무엇보다 헤어스타일이 달라졌다. 라식수술 이후 안경을 벗어 던졌는데, 두볼도 홀쭉해졌다. “다들 저보고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해요. 첫눈에 못 알아보는 분들도 많아요.”
어릴 적부터 독하고 엄한 스승으로 직접 큰딸을 지도하며 그를 세계 정상의 골퍼로 올려놓은 아버지. 이제 그런 아버지의 지도와 간섭으로부터 상당부분 독립한 때문인지 골퍼로서의 삶도 한층 여유로워 보였다. “10년 전부터 아버지 저한테 매달리셨는데, 지금은 대학교에서 수의학 열심히 공부 중이세요. 이제 본인의 삶 살고 계시는 것 보면 대단하시고 존경스러워요.”
지난해 6월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새로운 골프여제로 등극했던 신지애(23·미래에셋). 올 들어 느닷없이 찾아온 부진으로 여제 자리를 쩡야니(22·대만)한테 내주고 우승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샷을 가다듬으며 내년 시즌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이 ‘친선대사’로 있는 한 리조트의 호텔에서 만났다.
“너무 스윙 이론만 파다 보니 제 스윙 감각을 잃어 버렸어요. 이전에는 어드레스(공을 때리기 전 준비동작)를 취한 뒤, 그냥 스윙만 했어요. 하지만 올해 새 코치로부터 스윙을 교정한 이후 대회 나가면 내가 스윙을 잘했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경기 전체 흐름을 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글렌 도허티 스윙 코치와 결별했단다. “코치가 남자 스윙을 가르쳐 줘 몸에 무리가 왔습니다. 허리가 아팠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이제 제 감각대로 공을 치려고요.”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해 시즌 3승, 지난해 2승을 수확했지만, 올해는 18개 투어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톱10에 7번 들었고, 2위만 두번했다. 시즌 상금랭킹도 14위(72만735달러)로 떨어졌다.
“작년에는 한국 가면 친구 만나서 놀았는데, 올해 성적이 나지 않으니까 스스로 속상해 연습만 했어요. 너무 아둥바둥했던 것 같아요. 여유없이 한해 보낸 게 너무 아쉽습니다. 제 문제가 뭔지,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아냈어요.”
라식수술로 인한 부진론에 대해선 강하게 부정했다. “‘라식 수술 때문에 ‘라이’를 잘못 읽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오히려 핑계거리를 만들어주셔 고맙다고 해야죠.” 실제 올 시즌 퍼팅은 좋았다. 그린 위 평균 퍼팅 수 1.759. 전체 선수 중 3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드라이버샷 평균비거리가 247.650(75위)으로 쩡야니(269.2야드·1위) 등 장타자들에 비해 짧았던 것 말고도 큰 단점은 없었다. 그린적중률도 12위(0.709)로 괜찮은 편이었다.
향후 골프인생에 대해서 선을 분명히 그었다. “골프는 제 인생의 밑거름은 됐지만, 전부가 아닙니다. 30살 이후, 또는 그 이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골프만 하면서 살지는 않을 겁니다.” 결혼은 언제, 그리고 이상형은? “아버지께서는 내후년이라도 시집을 보내고 싶어 하세요. 저뿐만 아니라 세상과도 잘 소통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올해 자신을 압도한 쩡야니에 대한 평가는 좀 냉정했다.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같이 했기에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스윙이 달라졌다거나 겉으로는 특별히 변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쩡야니의 스윙을 보면 자신감이 보입니다. 마치 옛날에 제 스윙을 보는 것 같아요.” 이번주(24~27일) 미야자키현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리코컵 투어챔피언십은 신지애의 이번 시즌 마지막 공식대회다. 과연 시즌 1승을 여기서 일궈낼 수 있을까? 미야자키/글 ·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올해 자신을 압도한 쩡야니에 대한 평가는 좀 냉정했다.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같이 했기에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스윙이 달라졌다거나 겉으로는 특별히 변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쩡야니의 스윙을 보면 자신감이 보입니다. 마치 옛날에 제 스윙을 보는 것 같아요.” 이번주(24~27일) 미야자키현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리코컵 투어챔피언십은 신지애의 이번 시즌 마지막 공식대회다. 과연 시즌 1승을 여기서 일궈낼 수 있을까? 미야자키/글 ·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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