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뒤 시즌 첫승
프로배구 2010~2011 시즌 동안 상무신협이 올린 승수는 7승(23패)이었다. 평균적으로 3~4경기를 치르면 한 번은 이긴 셈. 하지만 2011~2012 시즌 개막 후 8경기 동안 상무신협은 단 1승도 없었다. 전력 평준화와 치열한 순위 다툼 때문에 6개 프로팀이 상무신협만은 반드시 잡아야 할 팀으로 인식한 게 컸다. 속절없이 8연패를 당하면서 선수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상무신협은 드디어 시즌 1승을 신고했다. 상대팀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네맥 마틴의 부재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줄 때만 하더라도 9연패가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힘을 냈다. 2, 3, 5세트 모두 듀스까지 갔다. 상무신협은 듀스 세트를 모두 따냈고 3-2(18:25/28:26/30:28/23:25/18:16), 역전승을 거뒀다. 원래 대한항공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강동진이 20득점을 올렸고, 김진만도 15점으로 도왔다. 경기 내내 정교한 토스워크를 선보인 세터 강민웅은 경기 후 “지난 시즌 7승을 해서 올 시즌에는 10승까지도 해보자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는데 오히려 더 부담이 된 것 같다”며 “그동안 연패에 빠져서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는데 오늘 이겨서 다시 살아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최삼환 상무신협 감독은 “1세트에서 무기력하게 진 뒤 선수들을 전부 교체할까도 생각했는데 그대로 믿고 기용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신념이 오늘 1승을 만들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마틴이 2012년 런던올림픽 유럽예선전 출전 때문에 출국하면서 엘아이지손해보험(17일)전에 이어 이날도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김학민이 40득점을 올렸지만, 실책을 무려 12개나 범했다. 대한항공은 26일 드림식스전까지 마틴 없이 버텨야 한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선두 도로공사를 3-0(25:14/25:17/25:14)으로 완파하고 꼴찌에서 탈출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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