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32)
오리온스 “본인이 보내달라고 해”…김동욱과 교환
‘트레이드 무산’ 엘지, 이면계약 의혹제기 등 반발
‘트레이드 무산’ 엘지, 이면계약 의혹제기 등 반발
김승현(33)의 선택은 결국 삼성이었다.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은 2일 김승현과 삼성의 포워드 김동욱(30)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이적시키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리온스의 어리숙한 일처리로 뒷말이 무성하다. 당장 김승현 영입을 추진했다가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창원 엘지(LG)의 반발이 거세다.
오리온스는 애초 김승현을 엘지로 보내고, 대신 김현중(30)과 현금을 받는 조건으로 엘지와 먼저 합의했다. 엘지의 김현중은 1일 전주 케이씨씨(KCC)와의 경기를 앞두고 동료 선수들과 작별 인사까지 나눴다.
그런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오리온스 쪽이 느닷없이‘없던 일로 하자’고 알려왔다. 이유는 김승현 때문이다. 김승현은 “원하는 팀으로 보내주지 않으면 차라리 오리온스에 남겠다”며 삼성 이적을 강하게 요구했다. 삼성에는 오리온스가 받길 원하는 포인트가드가 없다. 결국 오리온스는 허일영, 김강선, 최진수 등의 포워드 라인에 김동욱을 추가하게 됐다. 오리온스 심용섭 사장은 “김승현이 원하는 팀을 말하지 않다가 어제 오후에야 삼성으로 보내달라고 해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구단 고유권한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리온스는 애초 엘지와 계약하려고 할 때 발표용인 ‘김현중 + 2억5000만원’과 다른 ‘김현중 + 5억원’의 이면 계약을 원했다고 엘지 쪽은 전했다. 이 때문에 삼성과도 이면 계약을 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엘지 관계자는 “도의상 이럴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오리온스 구단과 주고받은 문서까지 모두 공개할 것이다. 케이비엘(KBL)도 적극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승현은 이날 “엘지 구단에 미안하고, 마음고생을 했을 다른 선수들에게도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송도고-동국대 후배 김현중에게 큰 상처를 주면서 삼성행을 고집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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