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뒤 동료들과 호흡 좋아져 삼성 꼴찌탈출 견인
“승현이형 온뒤 위축 벗어나…부담없이 슛 던진다”
“승현이형 온뒤 위축 벗어나…부담없이 슛 던진다”
프로농구 삼성의 김승현(33) 영입 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은 길고 길었던 14연패 터널을 빠져나온 뒤 2연승을 달렸다. 최하위로 내려앉은 지 16일 만에 꼴찌에서도 벗어났다. 김승현이 점점 팀에 녹아들면서 얻은 결과다.
김승현은 출장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득점과 도움주기 숫자도 자연히 높아졌다. 복귀 후 6경기 가운데 첫 3경기에서 평균 3.7점 4.7도움주기를 기록했지만 그 뒤 3경기에선 9.3점 6도움주기를 기록했다. 간간이 던지는 3점슛도 4경기 연속으로 림을 갈랐다.
자신의 기록도 좋아졌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동료 선수들에게 상승 효과를 주고 있는 점이다. 김승현이 들어오기 전 포인트가드를 맡았던 이시준은 “승현이 형이 ‘너무 힘들게 뛰어다니지 말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뛰라’고 조언한다”며 “형이 포인트가드를 맡은 뒤 부담 없이 슛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시즌 평균 8.1점인 이시준은 17일 에스케이(SK)전에서 27점, 20일 오리온스전에서 11점을 넣었다.
포스트 요원인 아이라 클라크와 이승준은 김승현의 패스에 대해 칭찬했다. 클라크는 “패스 감각이 뛰어난 선수다. 몸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이승준도 “선수들의 움직임을 미리 예상하고 반박자 빠르게 패스한다”고 평가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도 크다. 이승준은 “연패에 빠졌을 때 몸과 마음이 지쳤는데 김승현이 온 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시준도 “심리적으로 위축됐었는데 승현이 형이 온 뒤 편안해지면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도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5~2006 시즌 오리온스에서 김승현과 함께 뛰었던 클라크는 “과거 김승현의 몸상태가 100%라면 지금은 80% 정도”라며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김승현과 함께 뛴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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