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문경은 에스케이(SK) 감독대행
선수들과 대화로 투지 끌어내
“6강 희망…연말연시는 없다”
“6강 희망…연말연시는 없다”
9연패의 터널 탈출의 기쁨도 잠시. 프로농구 문경은(사진) 에스케이(SK) 감독대행은 30일 낮 경기도 용인 숙소에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으로 향했다. 31일 모비스와의 안방경기, 새해 첫날인 1일 삼성 원정경기 준비 때문이다.
문 감독대행은 “사람들은 느긋하게 연말연시를 즐기지만 우리는 그럴 처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29일 적지에서 오리온스를 꺾고 9연패에서 벗어나자 “연패를 끊은 것도 중요하지만 6강 희망을 잇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8위 에스케이는 6위권인 모비스·엘지(LG)에 1경기 차로 뒤지고 있다.
선수 때와 달리 사령탑으로 맞닥뜨린 9연패의 스트레스는 정말 컸다. 그는 “선수 은퇴를 앞두고 있던 2009~2010 시즌 때 8연패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후배들이 성의 없는 플레이를 하면 심하게 야단을 쳤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은 마음대로 말도 못한다. 그는 “선수들을 꾸짖더라도 다음 경기에 지장을 줄까봐 세 번 생각하고 입을 열게 된다”고 했다.
선수들과 끊임없는 ‘소통’은 최고의 무기. ‘더블더블 제조기’ 알렉산더 존슨의 부상으로 팀이 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일 때도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29일 경기에서 선수들은 헌신적으로 뛰며 감독에게 보답했다. 문 감독대행은 “특별히 주문한 적도 없는데 외국인 선수(아말 맥카스킬)까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선수들끼리 소통이 잘 이뤄져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초보 사령탑’ 문경은 감독대행은 시련을 헤쳐 나가고 있다. 내년 ‘대행’ 꼬리표를 떼려면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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