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 안재욱(24)
동부 2년차, ‘빈자리’ 메우며
‘닮은꼴’ 강동희 감독 총애
“경기중 존댓말, 꿈도 마세요”
‘닮은꼴’ 강동희 감독 총애
“경기중 존댓말, 꿈도 마세요”
지난해 4월, 동부와 케이씨씨(KCC)의 챔피언결정 1차전을 앞둔 자리였다. 허재 케이씨씨 감독이 강동희 동부 감독한테 “쟤(안재욱) 학교 어디 나왔냐”고 물었다. 강 감독이 “송도 나왔다”고 답하자, 허 감독은 “꼭 너같이 농구 하더라”라며 웃었다.
동부 2년차 가드 안재욱(24·사진)은 강 감독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우선 인천 송림초-송도중-송도고-중앙대 20년 후배다. 안재욱이 송림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8년, 강 감독이 ‘티브이(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강 감독의 어린 시절 재연 배우를 안재욱이 맡았다. 허 감독이 느낀 대로 강 감독처럼 농구 할 때 거침이 없다.
포인트가드를 맡았을 때는 경기를 조율하면서 형들한테 반말로 지시한다. 그는 “경기 중에는 급하니까 존댓말을 쓰지 않는다. 원래 내 성격이 그렇다”고 했다. 고충도 거리낌없이 털어놓는다. “다른 팀은 속공할 때 패스로 연결하는데 우리 팀은 빅맨이 셋이나 있다 보니 내가 상대 진영까지 치고 들어가서 패스를 해줘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안재욱은 최근 주전 가드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며 팀의 선두 질주에 소금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지난달 17일 어깨 부상으로 빠진 뒤 5경기에서 평균 37분41초를 뛰며 17.2점의 활약을 펼쳤다. 5경기 3점슛 성공률도 48.4%(31개 중 15개 성공)에 이른다. 이전 27경기에서 평균 3.5점을 넣은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박지현이 돌아온 뒤에는 발목이 좋지 않은 황진원 대신 슈팅가드로 투입돼 2경기에서 알토란 같은 3점슛 2개씩을 꽂았다. 특히 새해 첫날 인삼공사와의 1-2위 대결에서는 경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두팔을 벌려 집게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골 뒤풀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골 뒤풀이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챔피언전 같은 느낌이라 했다”며 웃었다.
강동희 감독은 “우리 팀은 슈터 부재다. 이광재가 군에서 제대하는 2월 초까지 버텨야 하는데 재욱이가 잘해주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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