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단 0.19점 뒤져 은메달
막판 체력달려 아쉬움
‘밴쿠버 금’ 모태범 3위
단 0.19점 뒤져 은메달
막판 체력달려 아쉬움
‘밴쿠버 금’ 모태범 3위
노장의 투혼은 늘 아름답다.
한국 남자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맏형’ 이규혁(34·서울시청).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가 세계무대에서 다시 한번 불굴의 투혼과 정신력을 보여줬다. ‘개인 통산 5회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막판 힘이 좀 달렸다. 그래도 그는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금세 접고 환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스스로 자랑스럽다.”
30일 오전(한국시각)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이규혁은 대회 이틀째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9위(34초67)를 기록한 뒤, 1000m 2차 레이스에서도 공동 6위(1분07초99)로 들어왔다. 전날 500m 1차 레이스 1위(34초33), 1000m 4위(1분08초01)로 중간순위 1위를 달렸기에 아쉬움이 컸다.
종합점수 137.000점으로, 네덜란드의 스테판 흐로트하위스(136.810점)한테 뒤져 2위로 밀렸다. 그러나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후배’ 모태범(23·대한항공)보다 앞섰다. 모태범은 137.08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2007~2008년, 2010~2011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이규혁은 개인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불발됐다.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는 이틀 동안 500m와 1000m 두 종목을 각각 두 번씩 달린 뒤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서 종합 1위를 뽑는 대회다. 기록을 점수로 환산하므로 점수가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500m 2차 레이스까지 전체 1위를 달리던 이규혁은 이날 1000m 2차 레이스에서 흐로트하위스가 1분06초96의 좋은 기록을 내며 1위로 올라가면서 부담을 안고 레이스를 시작했다. 600m 지점까지 전체 1위 속도를 유지해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이후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전체 6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제갈성렬 전 춘천시청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 탓에 1000m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레이스 운영에서만큼은 이규혁이 여전히 세계 최고다. 우승 여부에 상관없이 시상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부의 이상화(23·서울시청)는 전체 11위(150.820점)로 대회를 마쳤다. 징위(중국)가 148.610점으로 우승했고, 크리스틴 네즈빗(148.630점·캐나다)과 훙장(149.705점·중국)이 각각 은·동메달을 차지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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