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5, 30, 40.
테니스의 점수 단위다. 포인트를 올리면 ‘1-0’이 아닌 ‘15-0’ 식으로 점수를 매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정설은 없다. 다만 <위키피디아> 등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시계’ 점수판이 가장 유력하다. 테니스 발상지인 중세 프랑스의 수도원 등에서 테니스가 시작됐을 때 원형시계로 점수를 표시했다는 얘기다. 1점은 15, 2점은 30으로 시곗바늘을 움직여 선수들이 점수를 볼 수 있도록 했고, 바늘이 한바퀴를 돌아서 60에 다다르면 경기가 끝났다. 이후 ‘듀스’(동점) 제도가 생기면서 3점은 45가 아닌 40으로 바꿨다. 듀스 때는 한 선수가 연달아 두번의 점수를 내야 하는데, 3점째가 45면 표시하기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즉, 40-40일 때 한 선수가 포인트를 내면 바늘을 50-40으로 했다가, 다시 듀스가 되면 40-40으로 되돌리면 된다.
1600년대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죄드폼’(Jeu de paume) 관련설도 있다. 손바닥 놀이라는 뜻의 죄드폼은 라켓 대신 손을 이용해 공을 상대에게 넘긴다. 한쪽 코트의 길이가 45피트인데, 서브를 넣은 선수가 점수를 따면 15피트씩 앞으로 이동한다. 3번째 점수를 따면 네트와 맞닿기 때문에 10피트만 전진했다. 죄드폼이 현재의 테니스와 비슷한 형태를 갖추면서 점수제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0’을 러브로 읽는 것도 테니스의 특징이다.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뢰프’(l’oeuf)에서 유래됐다거나, 시계 점수판과 관련해 ‘시간’을 뜻하는 프랑스어 ‘뢰르’(l’heure)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서로 존경해야 한다는 뜻에서 ‘러브’로 불린다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테니스에서 파생된 정구는 단순히 1, 2, 3, 4로 점수를 매긴다. 3-3일 때 듀스 방식은 똑같고, 5세트 게임에서는 3세트를 따내면 승리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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