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코 45’ 선수·브로커 등 4명 승부조작 혐의 구속
또다른 현역선수 2명 긴급 체포…다른 구단 수사 확대
또다른 현역선수 2명 긴급 체포…다른 구단 수사 확대
프로배구에서도 돈을 받고 고의로 경기를 져주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선수 등이 적발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8일 프로배구단 ‘켑코(KEPCO) 45’ 소속 현역 선수 ㄱ씨와 전직 배구선수 염아무개(30)씨와 ㅈ씨, 브로커 강아무개(29)씨 등 4명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구속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켑코 45 소속 또다른 현역 선수 ㅂ(24)씨와 ㅇ(27)씨를 경기 의왕시의 선수단 숙소에서 긴급체포했다.
리베로 포지션을 맡아 선수로 뛰다 지난해 7월 은퇴한 염씨는 2010년 2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고의로 실수를 저질러 상대팀에 점수를 내주는 방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염씨가 브로커 강씨의 부탁을 받고 2009년부터 2년 동안 네 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염씨와 친분이 있던 강씨는 승부조작 사실을 미리 알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해 수천만원을 챙겼으며, 염씨에게 300만~500만원씩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구속한 현역 선수 ㄱ씨와 전직 선수 ㅈ씨도 염씨의 부탁을 받고 여러 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승부조작 혐의에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 2명도 수사중이다. 스포츠토토는 1회당 베팅액이 10만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불법 사이트는 무제한 베팅금액을 걸 수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우리나라에서만 1000곳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른 프로배구 구단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를 캐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 검사는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고 여러 구단이 관련돼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이달 말쯤 사건 전모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창원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7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그 대가로 경기마다 300만~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K리그 소속 선수 37명, 브로커와 돈을 댄 전주 11명을 기소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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