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구속된 브로커 2명 진술 확보
감시 눈길 피하기 쉬운 상황조작 가능성
감시 눈길 피하기 쉬운 상황조작 가능성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국내 최대의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경기 조작’이 저질러졌다는 진술이 나와 검찰이 14일 확인작업에 나섰다.
대구지검이 지난달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한 브로커 강아무개(29)씨와 지난해 7월 프로축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김아무개(28)씨가 국내 8개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하는 주전급 투수 2명 이상이 경기 조작에 가담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급 투수 2명은 강씨 등 브로커들과 미리 짜고 경기 때 상대팀 선수들에게 일부러 포볼(고의사구)을 던져주는 방법으로 경기 내용을 조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 등 다른 구기종목과 달리 공격과 수비가 확실히 구분되는 야구경기에서는 전체적인 승부조작이 쉽지 않아, ‘포볼’ 등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 쉬운 경기 내용에 대한 조작이 이뤄졌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조작이 예정된 경기 내용을 미리 아는 강씨 등 브로커들은 한 경기당 최대 수천만원을 베팅한 뒤 베팅금액의 평균 1.5배가 넘는 배당금을 받아 일부를 경기 내용 조작에 동원된 선수들에게 전달했으며, 도박 사이트에 베팅할 때 일정 금액 이상은 걸지 않는 방식으로 경기 조작 도박에 대한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 김씨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이어 2010∼2011 프로배구 승부조작에도 가담한 혐의가 있어 최근 대구교도소로 옮겨와 다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프로축구와 배구는 물론 야구와 농구 등의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쳐 승부나 경기 내용 조작이 있었다고 마구잡이식으로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검 박은석 제2차장 검사는 “대구지검에서는 현재 배구선수와 브로커 수사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프로야구와 농구 등은 수사를 않고 있으며, 수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대구지검은 남자 프로배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이미 전·현직 선수 5명과 브로커 1명,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2명 등 8명을 구속 수사중이며, 구속영장이 기각된 2명은 불구속 수사중이다. 또 최근 여자 프로배구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들은 “프로야구는 프로배구에 견줘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수사인력이 많지 않은 대구지검 차원에서는 선뜻 수사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만약 수사를 한다면 서울중앙지검 등으로 옮겨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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