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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허재·야구 류현진의 공통점은?

등록 2012-02-22 20:59수정 2012-02-22 23:13

왼쪽부터 필 미켈슨(42), 남현희(31), 김승현(34). 한겨레 자료사진
왼쪽부터 필 미켈슨(42), 남현희(31), 김승현(34). 한겨레 자료사진
왼손잡이 스타들 왜 많을까
일대일 붙을땐 ‘좌파’가 유리하다
‘농구 대통령’ 허재(47·KCC 감독)와 ‘농구 천재’ 김승현(34·삼성·오른쪽),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 류현진(25·한화), 미녀 배구스타 황연주(26·현대건설), 핸드볼 ‘월드스타’ 윤경신(39), 한국 펜싱의 간판 남현희(31·가운데), 얼짱 당구선수 차유람(25)….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왼손잡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스포츠 스타 가운데 왼손잡이가 많은 이유는 뭘까.

■ 왼손잡이 천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잡아오라’는 속담이 있다. 왼손잡이 희소성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왼손잡이 비율은 대략 10%. 일본이 12%, 미국이 15%로 높은 편이고 아랍권에선 왼손 사용을 금기시해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왼손잡이 3.9%, 양손잡이 7.8%로 낮은 편이다.

왼손잡이가 유난히 많은 종목은 야구.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 등록선수 532명 중 오른손이 67.1%(357명) 왼손이 18.4%(98명), 양손이 14.5%(77명)에 이른다. 야구는 투타 모두 왼손이 유리하다. 좌타석은 우타석보다 1루 베이스에 가깝고, 왼손 타자가 스윙한 뒤 몸의 중심이 1루 쪽으로 이동한다. 우타자가 볼 때 좌투수의 공은 머리 뒤에 숨었다가 들어온다. 다이아몬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야구는 사실 오른손잡이를 위한 종목이다. 야수 9명 가운데 4명(포수, 2루수, 3루수, 유격수)은 오른손잡이여야 한다. 그러나 야구의 승부는 주루플레이보다 투타 대결에서 갈리기 때문에 왼손이 유리한 종목이 됐다.

오른손잡이보다 반응 빨라
공 보고 휘두르는 종목 강해
희소한데다 수비수엔 혼란

■ 왼손잡이가 유리한 종목 프랑스 몽펠리에대 미셸 레몽 교수(발달생물학)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보면, 레몽 교수는 “펜싱, 복싱, 탁구, 테니스 등 마주 보고 하는 경기에서 왼손잡이 비율이 특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레몽 교수의 조사 결과, 펜싱은 33%, 복싱은 21%, 탁구는 19%, 테니스는 16%가 왼손잡이였다. 특히 1979년부터 14년간 펜싱 세계대회 4강에 오른 선수는 50%가 왼손잡이였다. 반면 육상 투척 종목은 10.7%, 축구 골키퍼는 9.6%로 일반인과 비슷했다. 레몽 교수는 “왼손잡이는 희소성 덕분에 상대가 까다로워한다”고 설명했다. 왼손잡이인 펜싱스타 남현희는 “오른손 상대는 왼손잡이를 만나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상대와 마주보며 1 대 1 매치업을 이루는 농구와 네트를 마주 보는 배구에서도 왼손 프리미엄이 있다. 농구에선 수비할 때 오른쪽 돌파를 선호하는 오른손잡이를 막는 데 유리하고, 공격할 때도 왼손 슈터가 드물기 때문에 수비자들이 헷갈린다. 배구에서 라이트, 핸드볼에서 라이트백과 라이트윙은 왼손잡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배구에선 세터를 보면서 공격할 수 있고, 핸드볼에서도 사각이 줄어든다. 배구에서 세터도 유리하다.


왼손잡이 세터 출신인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왼손잡이 세터는 희소성 덕분에 상대 블로커의 리듬을 빼앗을 수 있어 유리하다”며 “나도 현역 시절 왼손으로 상대 블로커를 속이는 2단 공격을 즐겨 썼다”고 했다.

■ 왼손잡이가 불리한 골프와 쇼트트랙 골프는 왼손잡이가 접근하기 힘든 대표 종목이다. 왼손잡이이면서도 오른손으로 골프를 배운 스티브 플레시(45·미국)는 “첨단 골프용품은 모두 오른손잡이만을 위한 것”이라고 푸념했다.

원래 오른손잡이였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왼손 골프채를 사용해 왼손잡이가 된 필 미켈슨(42·왼쪽)은 극히 드문 경우다. 우리나라에서도 왼손잡이 골퍼는 1%도 안 된다.

육상과 쇼트트랙처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트랙을 도는 종목도 왼손잡이에겐 불리하다. 특히 육상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심력이 발생하는 쇼트트랙은 오른발 힘이 센 오른손잡이가 절대 유리하다.

호주 플린더스대 마이크 니컬스 교수는 “왼손잡이 선수는 뇌의 오른쪽 부분에서 이뤄지는 동작 조절과 공간 이용 능력이 탁월하다”며 “이 때문에 공을 보고 휘두르는 야구와 테니스, 탁구 등에서 왼손잡이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의학전문 프리랜서 홍혜걸 박사는 “왼손잡이의 반응속도는 오른손잡이보다 1000분의 1초가량 빠른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선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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