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대구(대구시청) 이재영 감독과 에스케이(SK) 루브리컨츠 김운학 감독은 코트 밖에선 절친이다. 한때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평소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호랑이로 돌변하는 것도 비슷하다.
두 감독이 맞대결을 펼친 4일 삼척체육관에서 열린 2012 에스케이 핸드볼 코리아리그. 에스케이 루브리컨츠 김운학 감독은 경기 내내 고함을 지르며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반면 컬러풀대구 이재영 감독은 황정동 코치에게 지휘를 맡긴 채 벤치에서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좀처럼 2골 차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전반은 에스케이가 도망가면 대구가 쫓아가는 양상이 이어졌고, 대구의 골키퍼 주희가 선방하며 10-10으로 비긴 채 마쳤다. 후반엔 반대로 대구가 달아나면 에스케이가 추격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결국 승부는 후반 종료 10여분 전부터 대구의 탄탄한 수비에 막힌 에스케이의 잇단 실책이 이어지며 대구로 기울어졌다. 대구의 26-23 승.
이로써 대구는 3승2패, 승점 6점으로 인천시체육회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반면 에스케이는 2승3패, 승점 4점에 머물렀다. 대구는 신인 김진이가 6골로 두팀 최다득점을 올렸고, 최임정, 정유라, 권찬미가 5골씩 터뜨리며 골고루 활약했다. 에스케이는 베테랑 김정심과 지난 시즌 득점여왕 권근혜가 나란히 5골씩 넣었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충남체육회가 종료 20초 전 고경수의 극적인 결승골로 인천도시공사를 21-2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충남은 3승1무2패, 승점 7점으로 두산(10점)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랐다. 반면 인천은 2승3패, 승점 4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인천은 10-10 동점이던 전반 종료 10분 전부터 후반 시작 10분까지 20분 동안 특유의 그물 수비로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었다. 후반 10분께는 16-10까지 달아나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충남은 고경수(8골)의 슛이 폭발하며 종료 4분37초 전 기어이 20-20 동점을 만들었고 막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충남 골키퍼 한경태는 상대슛 14개 중 6개를 막아 42.9%의 방어율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인천은 유동근(8골)과 김민구(5골)가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웃을 수 없었다.
삼척/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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