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해결사 문태종(37)이 돌아왔다.
문태종은 8일 케이티(KT)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34점으로 팀의 81-79 승리를 이끌었다.
문태종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정규리그 막바지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3점슛 성공률도 내리막을 탔다. 유도훈 감독도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문태종의 체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노련미로 극복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문태종은 이날 1쿼터부터 10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정규리그 때 3쿼터까지 템포를 조절하다가 승부처인 4쿼터에서 힘을 쏟아붓는 양상과 달랐다.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덩크슛도 1쿼터에 꽂았다. 문태종은 “정규리그 마지막 두 경기에서 슛 감각이 좋지 않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덩크슛에 대해선 “플레이오프라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해 덩크슛을 시도했다. 그 순간 파울을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심판도 내 덩크슛에 놀라 휘슬을 불지 못한 것 같다”며 여유있는 농담도 던졌다.
문태종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던 4쿼터 5분20초 전, 큰 부상을 당했다. 상대 선수들과 튄공잡기를 하다가 공중에서 중심을 잃고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숨이 턱 막혔다”고 할 정도로 큰 고통이었고, 충격도 컸다. 그는 “다시 숨을 쉴 수 있었을 때 등에 통증이 몰려왔다”며 “순간 큰 부상인 것 같아 많이 놀랐다”고 했다.
문태종이 부상 후유증으로 벤치로 물러난 사이 전자랜드는 케이티에게 역전을 허용할 만큼 문태종의 비중은 컸다. 4쿼터 종료 3분30초 전 다시 코트로 돌아온 문태종은 연장 막바지에 4점을 몰아넣으며 팀 승리를 매듭지었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연장 승리 뒤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올해도 1차전 연장전을 이겼는데 지난해와 비슷하지 않느냐는 짖궂은 기자의 질문에도 “지난해는 안방경기였고, 올해는 원정경기라 다르다”며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경기 뒤 온몸에 다섯군데나 얼음찜질을 할 만큼 격전을 치른 문태종은 “승리를 만끽하고 싶다”며 “2차전도 이긴다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상당히 유리해질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부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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