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까지 15년간 한팀서 5번 우승…허재 리빌딩 신호탄
늘 한결같은 사나이 추승균(38·KCC)이 코트를 떠난다.
프로농구 케이씨씨(KCC) 구단은 13일 “추승균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추승균은 15일 서울 서초동 케이씨씨 본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성실’ 두 글자를 달고 살았던 추승균이기에 앞으로 몇 시즌은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팬들은 진한 아쉬움을 느낀다.
부산 중앙고와 한양대를 나온 추승균은 섬광 같은 스타가 아니라 군불 같은 스타다. 키가 크지도 발이 빠르지도 않고, 화려한 3점슛 전문도 아니다. 그런데 감독들은 어려울 때 ‘소리 없이 강한’ 추승균을 바라본다. 역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5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견인은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
1997년 케이씨씨의 전신 현대에 입단해 15년 동안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현대 시절 이상민(은퇴), 조성원(삼성 코치)과 함께 ‘이-성-균’ 트리오로 코트를 지배하던 모습들은 프로농구의 명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2008~2009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낮추어 살아온 추승균이 모처럼 자존감을 과시한 순간이었다.
기록도 풍성하다. 13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09경기에 출장해 1435득점을 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기록이다. 올 정규리그엔 서장훈(38·LG)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정규리그 1만 득점을 돌파했다(1만19점).
정확한 중장거리 슛과 끈끈한 수비는 트레이드마크였다. 추승균의 찰거머리 수비에 걸리면 당대 최고의 스타들도 꼼짝을 못했다. 몸에 밴 겸손함과 매너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케이씨씨는 시즌 뒤 하승진과 정민수의 입대, 전태풍의 이적 등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장 추승균은 팀 재건 과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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