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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테니스는 종종 비교가 된다. 프로 투어 체계가 잘 잡혀 있고, 개인 종목이다. 상금도 꽤 된다. 하지만 다른 게 있다. 상금 분배 방식이다.
미국의 골퍼 맷 쿠차는 14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우승으로 단박에 171만달러(19억7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리키 파울러(미국) 등 공동 2위 4명은 각각 62만7000달러를 챙겼다. 3, 4라운드 진출자 72명 중 꼴찌를 기록한 캐머런 트링게일(미국)이 받은 상금은 1만8620만달러(2149만원). 1등 쿠차의 상금액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트링게일은 그나마 낫다. 양용은, 배상문 등 2라운드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 145명 중 75명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비롯해 4대 메이저대회, 그리고 대부분의 골프 투어 대회들은 컷오프 선수들에게 상금을 주지 않는다. 일부 주는 대회가 있기는 하다. 골프 컷오프 선수들은 ‘명예’ 혹은 ‘경험’을 품에 안고 짐을 싸야 한다. 나흘간의 대회 중 이틀을 뛰면서 흘린 땀은 보상받지 못한다.
하지만 테니스는 다르다. 본선 1라운드 탈락자에게도 상금을 준다. 22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 상금 규정만 봐도 그렇다. 올해 총상금 2460만달러에서 남녀 단식 우승자는 164만달러(18억6000만원)를 받아간다. 본선 1라운드(128강)에서 탈락한 64명 선수들도 1패의 수고로 2만3670달러(2700만원)를 확보한다. 지난해(1만9700달러)보다 20%가 늘었다. 최근 끝난 부산오픈 챌린저(우승 상금 1만700달러) 대회 1라운드 탈락자도 78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앤디 머리(영국·세계 4위) 등의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상금 분배 문제를 제기하면서 테니스 대회의 우승자와 1라운드 탈락 선수들의 상금 차이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세계 100위권 선수들은 대회 ‘참가’만으로 해마다 최소 1억원 이상을 벌 수 있는 게 테니스 환경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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