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의 축구오디세이]
31일은 2002 한·일월드컵을 개최한 지 딱 10돌이 되는 날이다. 당시 5~6월 한달 동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붉은 악마’의 함성과 물결을, 우리 어찌 잊을 수 있을까? 5월31일 6만6천여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레블뢰’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전이 열렸고, 파파 부바 디오프의 결승골로 세네갈이 1-0으로 이기며 일으켰던 대이변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푸마처럼 질주하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박지성, 이탈리아와의 16강전 연장전에서 백헤딩 ‘골든골’을 작렬시킨 안정환….
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 축구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이 유럽축구 무대로 줄줄이 진출했고, 월드컵 개최를 통해 만들어진 축구 인프라는 지구촌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게 됐다. 특히 K리그는 김남일 등 4강 신화 주역들의 존재감으로 한때 구름 관중을 끌어모으는 등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다.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 축구는 과연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각급 대표팀 경기력, 스타들의 유럽 빅리그 진출 등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얼굴마담 격인 K리그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가 가져다준 엄청난 효과를 살리지 못했다. 연인원 1000만 관중을 넘보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밀린 채 아직도 한 단계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 매치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에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3만1156명의 관중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관중석의 반도 못 채웠다. 1500명이 넘는 FC서울 서포터스의 변함없는 축구사랑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최근 한·일월드컵 최고스타 안정환을 K리그 명예홍보팀장으로 내세워 리그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K리그가 발전해야 한국 축구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진부한 명제다. K리그의 중흥, 국가대표에만 매달리는 한국 축구가 해결해야 할 급선무가 아닌가 싶다.
김경무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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