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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부상과 바닥난 체력에 울어버린 ‘우생순’

등록 2012-08-10 08:53수정 2012-08-10 13:26

여자 핸드볼, 노르웨이에 아쉬운 패배
4년 만에 설욕 노렸으나 또다시 눈물

영국 런던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 아레나는 2만명 가까이 수용하는 큰 경기장이다. 농구경기가 열릴 때는 ‘바스켓볼 아레나’로 이름이 바뀌는 이 곳은 이번 올림픽에서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케빈 듀런트(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등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뛰고 있다.

10일 새벽(한국시각) 이 곳에서 런던올림픽 여자핸드볼 한국과 노르웨이의 준결승전이 열렸다. 관중석은 꽉 찼고 열기로 가득찼다. 대부분 노르웨이 응원단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얼어버렸다. 심해인(삼척시청)의 선제골로 상쾌하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곧바로 노르웨이의 잇단 속공에 연속 3골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갔다. 한창 추격전을 펼치던 전반 9분께 그때까지 2골을 터뜨렸던 레프트백 심해인이 슛을 시도한 뒤 넘어지다가 손목이 코트에 부딪히면서 고통을 호소해 부축을 받고 나갔다.

김온아(인천시체육회), 정유라(대구시청)에 이어 심해인까지 뛰지 못하게 된 한국은 교체 선수가 부족해 체력 안배에 애를 먹었다. 결국 체력 저하로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면서 노르웨이에 25-31로 허무하게 졌다. 경기가 끝나자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생순’의 주역 김차연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결승 진출을 노린 한국은 12일 새벽 1시부터 몬테네그로에 26-27로 진 스페인과 동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31-27로 물리친 바 있다.

노르웨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한 세계 최강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 대회 준결승에서 버저비터 오심으로 28-29로 분패한 한국은 4년 만에 설욕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27-27로 비긴 노르웨이를 다시 만난 한국은 부상자가 속출한 데다 노르웨이의 속공을 막지 못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전반 18분께 13-7로 6골 차까지 끌려가던 한국은 정지해(삼척시청)와 권한나(서울시청)의 득점을 앞세워 전반 종료 2분 전 16-15로 한 골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한국은 15-17로 뒤진 전반 종료 20여 초를 남기고 정지해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오히려 종료 직전 노르웨이의 아만다 쿠르토비치에게 한 골을 더 내줘 세 골차로 뒤진 가운데 전반을 마치게 돼 맥이 풀렸다.

한국은 후반 10분께까지 19-22로 추격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이때부터 체력이 급격기 떨어지면서 피봇 하이디 로케(8골) 등에게 연속 골을 내주며 19-25로 점수가 벌어져 사실상 추격 의지가 꺾였다.

한국은 부상 당한 심해인 대신 들어간 권한나가 7골, 최임정(대구시청)과 정지해, 조효비(인천시체육회)가 4골씩 넣으며 분전했다.

강재원 감독은 “우리 선수 중에 이렇게 큰 경기장에서 뛰어 본 선수는 없다”며 “무엇보다 경험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고 했다. 주장 우선희는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면서 체력에서 밀린 것이 패인이 됐다”고 했다.

런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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