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라(25·삼척시청)
핸드볼 코리아리그 팀 우승 기여
“태극마크 달고 올림픽 뛰고 싶어”
“태극마크 달고 올림픽 뛰고 싶어”
박미라(25·사진·삼척시청)는 놀란 표정이었다.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자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계청 삼척시청 감독은 “너무 겸손해서 탈”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박미라는 2012 에스케이(SK)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14경기에 모두 나서 44.9%의 높은 방어율로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상대 슛 454개 가운데 절반 가까운 206개를 막아내며 8개 팀 골키퍼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여자부에서 골키퍼가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것은 2009년 코리아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박미라는 “전혀 생각도 못 했는데 큰 상을 받아 얼떨떨하다”며 “우리 팀에 부상 선수가 많아 수비 조직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더 집중력을 가지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 성서초등학교 4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한 박미라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과 잘 맞아” 골키퍼를 택했다. 골키퍼치곤 단신(173㎝)인 그는 고교(대구제일고) 졸업 때까지 실업팀의 부름을 받지 못해 하마터면 운동을 그만둘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6년 삼척시청에 입단하면서 숨은 실력이 드러났다. 코리아리그에서 2009년과 2010년 연속 골키퍼 방어율상을 받았고, 팀이 챔피언에 올랐던 2010년에는 챔프전 최우수선수의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아직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 류은희, 조효비(이상 인천시체육회), 권한나(서울시청) 등 런던올림픽 국가대표들의 총알 같은 슛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설움을 달랬다. 그는 “언젠간 태극마크를 달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챔피언전에서 팀이 반드시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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