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핸드볼 코리아리그에 참가한 여자핸드볼 에스케이(SK) 슈가글라이더즈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에스케이 슈가글라이더즈 제공
감독과 소통하며 자율훈련 효과
승패 집착 안하니 되레 성적 쑥쑥
승패 집착 안하니 되레 성적 쑥쑥
“즐기면서 운동하니까 우승이 절로 따라오네요.”
여자핸드볼 에스케이(SK) 슈가글라이더즈의 변신이 화제다. 에스케이는 지난해 해체된 용인시청을 인수해 올 1월20일 창단한 팀. 용인시청은 ‘호랑이’ 김운학 감독의 지휘 아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에스케이로 간판이 바뀌면서 자율적인 분위기로 180도 바뀌었다.
에스케이 구단은 우선 선수단에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경기를 즐기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인수 당시만 해도 어두웠던 선수들 표정이 환해졌다. 구단 최승욱 과장은 “용인시청 당시 선수들 사진과 지금의 선수들 사진을 보면 표정이 확 달라졌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 눈치만 살피던 선수들은 이젠 호랑이 감독에게 농담까지 건넨다. 예전엔 파마머리도 못하게 하는 등 통제가 심했지만 지금은 염색을 하건, 성형수술을 하건, 심지어 휴일에 남자친구와 술을 마셔도 상관하지 않는다. 김운학 감독은 “과거에는 억압적인 방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는데 지금은 자율훈련과 선수들과의 대화를 늘렸다”고 밝혔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최관호 사장의 큰 관심으로 모기업 루브리컨츠 직원들은 부서별로 선수 개개인의 서포터스가 됐다. 예를 들어 기유사업운영팀은 장소희, 기유마케팅팀은 김정심의 서포터스다. 직원들은 평소 사내 게시판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격려의 글을 올리거나 경기 소식을 알리고, 경기가 있는 날엔 각양각색의 응원 팻말을 만들어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80명까지 경기장을 찾는다. 경기가 끝난 뒤엔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도 갖는다.
성적은 절로 따라왔다. 처음 출전한 2월 코리아컵에서 8개팀 6위에 머물렀고, 코리아리그에서도 전반기까지 6위를 달렸지만 후반기 2위를 차지하며 종합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리고 10월 전국체전에서는 강호 대구시청과 삼척시청을 잇따라 물리치고 마침내 창단 10개월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윤병원 단장은 “즐기면서 운동하자는 우리 팀의 슬로건이 바로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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