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코리아 오픈 남자복식 결승서
세계 1위 덴마크짝에 역전승
여자단식 성지현도 중국 꺾고 우승
세계 1위 덴마크짝에 역전승
여자단식 성지현도 중국 꺾고 우승
고성현의 멋진 드롭샷이 상대 코트 중앙에 떨어지는 순간, 스탠드를 가득 메운 5000여 관중들은 일제히 포효하며 기립박수를 쳤다. 1시간4분 동안의 접전 끝에 2-1 짜릿한 역전우승. 고성현은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자신의 라켓을 집어던지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용대도 덩달아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가져다준 소중한 라켓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김중수 대표팀 총감독은 “완벽했어, 완벽해. 오늘같이만 하면…”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2013 빅터코리아오픈’(총상금 100만달러) 남자복식 결승전.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국제대회에 출전한 지 이제 고작 3개월. 세계무대를 위협할 새 황금 남자복식 짝이 탄생했다. 세계랭킹 10위인 이용대(25·삼성전기)와 고성현(26·김천시청). 둘은 이날 세계랭킹 1위인 덴마크의 마티아스 보에(33)-카르스텐 모겐센(30) 짝을 맞아 2-1(19:21/21:13/21:10) 뒤집기 승을 거두고 슈퍼시리즈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7만9000달러. 지난해 11월, 역시 5대 슈퍼시리즈 프리미어(테니스로 치면 그랜드슬램대회)의 하나인 중국오픈에서 처음 만나 0-2 패배를 안겨줬던 보에-모겐센한테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기에 기쁨은 더했다. 이용대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정재성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노렸으나 4강전에서 보에-모겐센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경기 뒤 이용대는 “큰 키를 이용해 위에서 내리꽂는 그들의 공에 항상 고전했다. 그러나 (강경진) 코치님이 단상에 올라가 내려쳐주는 공을 받는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우승 요인을 털어놨다. 1m86 장신인 보에는 왼손잡이로 타점 높은 강스매싱이 주특기다. 이용대는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성현 형이 아직 세계랭킹 1위를 못해봤는데, 이번 대회 선전으로 생각보다 랭킹이 많이 올라왔다. 올해 랭킹 1위에 오르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고성현은 “유연성과 짝을 이뤘을 때 보에-모겐센과 만나 7~8차례 다 졌다. 오늘 이겨서 부담을 떨친 것 같다. 다음에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좋아했다.
여자단식에서는 슈퍼시리즈 사상 첫 한국 선수 우승이 나왔다. 세계랭킹 7위 기대주 성지현(22·한체대3)이 결승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세계 5위 중국의 왕스셴(23)을 2-0(21:12/22:20)으로 누르고 우승한 것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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