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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박 서방, 지금처럼만 해주게”
“곧 아빠 되는데 절로 힘나요”

등록 2013-02-07 16:53수정 2013-02-07 17:04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박철우
박철우

‘한솥밥’ 먹는 장인과 사위

4라운드 MVP 거머쥔 박철우
다음달이면 아빠돼 ‘싱글벙글’

사위 부진할 때 속앓이 신 감독
기복 심한 모습 보면 ‘불안불안’
그래도 “우승하려면 철우 필요”
배구코트 위의 진한 사위사랑

“설 전날 경기에서 잘 못하면 설날 ‘독담’을 들을 것이고, 잘하면 ‘덕담’을 들을 것이야.”

프로배구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58) 삼성화재 감독. 그는 이번 설연휴 현대캐피탈과의 중요한 라이벌전을 앞두고 ‘사위’의 활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위는 다름 아닌 팀의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28·1m99·91㎏). 딸(신혜인)은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선수로 활약하다 그만두고 2011년 그와 결혼했다. 숙명의 맞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토요일인 9일(오후 2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2~2013 시즌 V리그 5라운드 대결을 벌인다.

장인과 사위는 코트에서 늘 긴장관계다. 장인은 기복이 심한 사위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을 한 적이 그다지 많지 않다. 독설을 퍼부은 적이 더 많다. “레오 혼자만 잘해서는 절대 우리팀이 우승할 수 없어요. 박철우가 살아나야 합니다.” 신 감독이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자주 하던 말이다. 사위의 활약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토종 왼손거포 박철우.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요즘엔 한창 물이 올라 있다. 지난 4일에는 기자단 투표에서 4라운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용병들이 득세해 토종들이 주눅드는 프로배구판에서 그의 수상은 그만큼 의미가 깊다.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9시즌 동안 뛰며 세번째로 받은 라운드 최우수선수다. 2008∼2009 시즌 5라운드 수상 이후 4년여 만이다.

요즘 그가 싱글벙글할 만한 일이 하나 더 생겼다. 3월 말이면 아빠가 되기 때문이다. “경기 중 견디기 힘든 순간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면 절로 힘이 솟아요.” 사위가 잘해주고 있고, 얼마 안 있으면 손주까지 얻게 되는 상황이니, 장인도 덩달아 함박웃음이다.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박철우가) 제몫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위의 플레이에 늘 불안해하는 장인이지만 이번에 기대감을 갖는 것 같다.

박철우는 2008∼2009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르며 이미 한국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빠른 스윙에 의한 파괴력 넘치는 공격이 주특기다.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가 3라운드 중반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혼자 공격만 하는 개인배구에서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기는 책임있는 배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치켜세운다. 4라운드 5경기에서 86점을 올려 평균 17.2득점을 기록했다. 레오와 함께 쌍포 체제를 더욱 견고히 했다. 박철우의 활약으로 삼성화재는 덩달아 웃었다. 4라운드 5전승.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쿠바 특급’ 레오(23·2m06·84㎏)의 빛나는 활약에 박철우까지 가세해 7일 현재 18승3패(승점 51)로 단독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2위 현대캐피탈(13승8패 승점 40)과 차이가 많이 난다. 이런 상승세라면 2005년 출범한 V리그 통산 7회 우승은 ‘떼어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신 감독은 이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 대해 “정규리그 1위로 가는 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현대캐피탈과 백중세인데, 원정이라 쉽지 않을 듯해요. 발목 부상으로 석진욱이 못 나옵니다. 진욱이 리시브 담당인데, 빠지면 팀의 안정감이 떨어집니다. 선수들이 얼마나 리시브를 잘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요.”

이번 라이벌전은 레오와 현대캐피탈 가스파리니(29·슬로베니아·2m02·96㎏) 두 용병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지만, 두 토종 거포가 얼마나 해주느냐도 중대 변수다. 박철우 대 현대캐피탈 레프트 문성민(27·1m98, 89㎏)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왼손, 오른손 거포다.

두 팀은 이번 시즌 1~4라운드에서 각각 1번씩 맞붙었는데, 삼성화재가 3승1패로 우위를 보였다. 4경기를 분석해보니, 박철우가 제몫을 못 해주고 부진했을 때 삼성화재가 졌다. 지난해 12월2일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23득점)와 문성민(22득점)이 고르게 활약한 반면, 삼성화재는 레오가 46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고, 박철우는 10득점에 그쳤다. 결국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이 3-2로 이겼다.

전문가는 이번 경기를 어떻게 전망할까? “박철우가 최근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삼성화재가 일단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박철우는 기복이 심하다. 세터 유광우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박희상 해설위원의 전망이다. 박 위원은 현대캐피탈에 대해선 “문성민이 좌우에서 잘 때리고 있지만, 가스파리니가 중요할 때 해주지는 못하는 등 부족한 면이 있다. 세터 권영민이 문성민과 가스파리니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나서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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