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황금알 낳는 ‘거위털 전쟁’

등록 2013-02-07 19:53수정 2013-02-07 20:38

배드민턴협 셔틀콕 후원사 입찰
#질문 하나: 배드민턴 공인구인 셔틀콕 최상품 1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거위 수는? 4마리다. 셔틀콕에는 깃털이 16개 달려 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 거위 1마리에서 보통 양쪽 겨드랑이 깃털 4개밖에 뽑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질문 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용되는 셔틀콕 공인구는 어느 나라 브랜드일까? 일본의 요넥스.

#질문 셋: 이용대 등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켓과 셔틀콕은? 대만 브랜드 빅터.

#질문 넷: 배드민턴 세계 최강 중국 국가대표들이 쓰는 제품은? 중국의 리닝.

그렇다면 이 3개 회사 제품은 과연 어느 정도 품질 차이가 나고, 대표팀 경기력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까?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신계륜)가 이달 중 향후 4년간 대표팀이 사용할 용품 후원사를 공개입찰로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대만 빅터와 일본 요넥스의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대만 빅터 “세계 공인구” 수성 의지
일본 요넥스 “품질 최고” 탈환 별러

국제적 스타 이용대 마케팅 활용해
거대한 중국시장 선점하려는 의도

요넥스는 자사 셔틀콕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용되는 공인구인데다, 품질 또한 다른 경쟁사 제품보다 우수하다며 ‘품질 우위론’을 내세운다. 후발주자인 빅터는 자사 셔틀콕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공인구로 코리아오픈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요넥스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4년 전, 28년 동안 대표팀을 후원해온 요넥스를 떨치고 신생 브랜드인 빅터와 전격 후원계약을 맺었다. 별도의 공개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회가 두 회사에 제안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지난해 10월 대한체육회의 특별조사 결과 드러났다. 결국 4년간 700만달러의 현금(라켓·옷 등 용품과 코리아오픈 후원금은 별도)을 제시한 빅터가 승리자가 됐다. 28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요넥스는 현금만 4년간 400만달러를 제시했으나 쓴잔을 마셨다. 우선협상권자이던 요넥스는 이후 빅터만큼 내겠다고 다시 제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넥스 제품 한국총판인 동승통상 김철웅 사장은 “셔틀콕에 사용되는 거위털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것이 최고다. 우리 회사가 중국에서 독점적으로 이를 확보해 국제대회에 사용되는 셔틀콕 품질은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림픽에서 요넥스 셔틀콕이 사용되는데, 한국 선수들이 빅터 것으로 연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수들 부상도 품질이 좋지 않은 셔틀콕으로 연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빅터와 배드민턴협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서윤영 빅터코리아 사장은 “우리도 중국에서 최상품의 거위털을 사용해 셔틀콕을 만든다. 요넥스 제품과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김중수 배드민턴대표팀 총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물어봤더니, 셔틀콕이나 라켓 등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다만 라켓 줄(스트링)은 차이가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동승통상 쪽은 한국배드민턴대표팀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도 대표팀 용품 품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빅터 제품을 쓰고도 2009년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 우승을 했다. 요넥스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빅터가 4년간 용품을 포함해 100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들여 한국대표팀을 후원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적 스타 이용대(25·삼성전기) 등을 통해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한국 시장보다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이용대를 통해 거대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의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넥스는 중국 시장을 리닝에 빼앗긴 데다 한국 시장도 빅터에 점차 잠식당하자, 시장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을 새 회장으로 맞은 배드민턴협회는 13일 새 이사회를 연 뒤 이른 시일 안에 ‘대표팀 용품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후원사 결정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4년 전 용품 선정과정과 관련해 배드민턴협회를 특별조사한 뒤 “(대표팀) 후원사 영입을 위한 업무는 사전에 명확한 업체 선정기준을 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수백만달러의 후원금이 걸린 셔틀콕 ‘거위털 전쟁’에서 과연 누가 웃을 것인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아사다 마오가 밟은 바나나’ 팔아봤나요?
법정에 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또 중단…일부 카드사 17일부터 단행
코란도 투리스모, 눈길에도 걱정 ‘뚝’…겨울철 ‘캠핑카’로 딱!
‘금’ 만드는 박테리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