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28일 열린 2011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예선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대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여자친구 살해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남아프리카공화국)가 애초 예정됐던 대회 출전 계획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의 에이전트인 피트 반 쥘은 <에이피>(AP)와의 인터뷰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출전할 예정이었던 경기를 대거 취소했다고 17일(한국시각)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우선 다음달 9일 호주 퍼스, 16일 시드니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모두 취소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오는 8월 열리는 2013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 경신을 목표로 삼았었다.
피스토리우스는 2년 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절단 장애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육상 대회에 출전해 인간 승리의 감동을 안겼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400m에서 45초25의 기준 기록을 통과해야 출전할 수 있었던 그는 대구 대회를 한 달 앞둔 같은해 7월, 이탈리아 대회에서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45초61)을 0.54초나 앞당긴 45초07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극적으로 출전권을 따낸 바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대구 대회에서 남아공 1600m 계주 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은메달을 거머쥐며 장애인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메이저 육상대회 메달을 따내는 감격을 맛봤다.
피스토리우스의 에이전트 반쥘은 피스토리우스가 공식 경기 외에 이벤트 경기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피스토리우스는 다음달 3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의 ‘의족 러너’인 알란 올리베이라와 200m 직선 주로 이벤트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이마저 취소했다. 올리베이라는 2012 런던 패럴림픽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경기에서 피스토리우스에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다.
또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런던 패럴림픽 100m에서 피스토리우스를 물리쳤던 영국의 장애인 육상 스타 조니 피콕과의 150m짜리 이벤트 경기 역시 취소했다. 올리베이라 및 피콕과의 이벤트 경기는 2016년 리우 올림픽과 리우 패럴림픽을 알리려고 기획된 이벤트였다.
에이전트 반쥘은 “400m 공식 경기 6~7개와 이벤트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임신한 아내 배가 한쪽만 불러오더니…
■ 멘붕 심권호, 퀭한 눈으로 “퍽치기 당한 …”
■ 주저앉은 앞집 닭 ‘공장형 축산 때문에…’
■ 의족 스프린터 ‘오발’ 아닌 ‘살인’?
■ 한 소년이 셜록 홈스를 만난 그 순간!
■ 임신한 아내 배가 한쪽만 불러오더니…
■ 멘붕 심권호, 퀭한 눈으로 “퍽치기 당한 …”
■ 주저앉은 앞집 닭 ‘공장형 축산 때문에…’
■ 의족 스프린터 ‘오발’ 아닌 ‘살인’?
■ 한 소년이 셜록 홈스를 만난 그 순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