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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또 이변…“윔블던 역사상 가장 이상한 날”

등록 2013-06-27 19:14수정 2013-06-27 22:18

샤라포바·페더러 2회전 탈락
100위권 밖 선수들에 무릎
이바노비치·얀코비치도 짐 싸

잔디 미끄러워 부상 속출
총가·아자렌카 등 7명 기권
미끄러운 잔디에 부상자가 속출한다. 코트에 쓰러져 아픈 부위를 잡고 고통스러워하더니 결국 경기를 포기한다. ‘괴물’ 같은 무명들의 돌풍에 절대강자들이 추풍낙엽처럼 휩쓸려 가버린다. 스포츠 무대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고 했던가? 천하의 마리야 샤라포바도, 오랜 기간 테니스 황제로 군림하던 로저 페더러도 그렇게 추락했다.

■ 괴성으로 샤라포바 압도한 브리투 2013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2256만파운드)가 여느 때와 달리 이변과 부상의 무대가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윔블던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는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세계랭킹 131위에 불과한 포르투갈의 미셸 라르셰르 데 브리투(20). 윔블던 우승에 빛나는 세계 3위 마리야 샤라포바(32·러시아)를 맞아 그보다 더한 괴성을 토해내며 2-0(6:3/6:4)으로 승리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경기에서 샤라포바는 잔디에서 몇차례 미끄러졌고 2세트 도중에는 코트에 누워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브리투의 폭발적인 리턴샷에 절절 맸다. 샤라포바는 브리토를 향해 강력한 서비스 에이스를 작렬시키기도 했지만 스트로크 싸움에서 밀렸다.

브리투는 경기 뒤 “믿을 수 없는 승리다. 오늘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어쨌든 경기는 잘 풀렸다”며 좋아했다. 브리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는 선수다. 아직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적도 없다. 샤라포바는 “지금까지 잔디코트에서 경기를 하면서 3번이나 미끄러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 ‘황제’를 추락시킨 스타호프스키 세계 116위 세르게이 스타호프스키(27·우크라이나)의 돌풍도 거셌다. 이날 남자단식 2회전에서 통산 8회 우승을 노리던 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3-1(6:7<5>/7:6<5>/7:5/7:6<5>)로 제압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세차례나 타이브레이크 승부가 펼쳐질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었다. 페더러는 2002년 윔블던 1회전 패배 이후 11년 만에 이 대회 초반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번에 우승하면 피트 샘프러스(미국)를 넘어 사상 최초로 윔블던 8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페더러는 “패배는 언제나 실망스러운 법이다. 다음 대회를 준비할 것이고, 내년 윔블던에서는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아직 몇 년 더 뛸 생각을 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 36회 연속 8강에 들었으면 이렇게 일찍 패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자위했다.

스타호프스키는 2010년에 세계 31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우승 경력은 4회다. 2002년 윔블던 1회전 때 마리오 안치치(당시 154위) 이후 페더러를 물리친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가 됐다.

이변을 만들어낸 스타호프스키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마법이다. 잔디코트에 강한 페더러를 꺾었다. 그는 위대하고,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로 칭찬받는다. 내가 더 잘한 것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 이바노비치 누른 19살 부샤르 12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아나 이바노비치(26·세르비아)는 여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 66위 외제니 부샤르(19·캐나다)한테 0-2(3:6/3:6)로 완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14위 옐레나 얀코비치(28·세르비아·14위)는 세계 97위 베스나 돌론츠(24·세르비아)에게 0-2(5:7/2:6)로 졌다.

이날 경기에서는 모두 7명이 부상 때문에 기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남자단식에서 조 윌프리드 총가(7위·프랑스), 마린 칠리치(12위·크로아티아), 존 이즈너(21위·미국), 라데크 슈테파네크(46위·체코), 스티브 다르시스(135위·벨기에)가 기권했다. 여자단식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렌카(2위·벨라루스)와 야로슬라바 시베도바(55위·카자흐스탄)가 경기를 포기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최근 45년 사이에 그랜드슬램대회에서 하루에 7명이 부상으로 기권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테니스 전설인 존 매켄로는 “오늘은 윔블던 역사상 가장 이상한 날”이라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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