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소녀 장수정(양명여고3) 선수
세계 540위가 33위 꺾고
WTA투어 8강까지 올라
“4~5년안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WTA투어 8강까지 올라
“4~5년안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공 스피드에서 해볼 만했어요. 4~5년 안에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입니다.”
18살 소녀 장수정(양명여고3·사진)의 꿈은 당찼다. 세계랭킹 540위에 불과하지만 10회 케이디비(KDB) 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달러) 단식에서 8강까지 진출해 한국 여자테니스에 희망을 쐈다. 국내 선수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8강 진입은 2006년 1월 호주 캔버라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한 조윤정(삼성증권) 이래 7년8개월 만이다.
전날 4강 진출에는 실패한 장수정은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의 프레스룸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부족한 것도 확 와닿게 느꼈다. 단기적으로 랭킹 200위 안에 가서 그랜드슬램대회에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수정은 안양서여중 1학년 때부터 삼성증권의 김일순 감독, 조윤정 코치 밑에서 집중 훈련을 받은 기대주. 정규 투어보다 한 단계 아래인 챌린저급 대회에서 뛰고 있고, 이번 대회엔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1m70, 58㎏. 대회 1회전(32강)에서 세계 33위 클라라 자코팔로바(체코)를 2-0(6:3/6:1), 16강전에서는 184위 온스 자베르(튀니지)를 2-1(1:6/6:4/6:1)로 눌렀다. 8강전에서는 113위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에게 0-2(0:6/4:6)로 졌다.
조윤정 코치는 장수정에 대해 “기술적으로 여러가지를 구사하는 장점이 있다. 파워나 체력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힘이 붙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일순 감독은 “수정이가 게임을 워낙 잘해 발탁하게 됐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타고난 재능, 영리한 머리까지 겸비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본인 스스로는 “양손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 주특기”라고 밝혔다. 장수정은 초등학교 랭킹 1위 출신으로 2007년 미국 프린스컵 12살부 우승 경력이 있다. 중1 때인 2008년 중고종별대회에서는 2·3학년 언니들을 물리치고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장수정은 “중요한 포인트 때 과감한 게 부족하고, 근력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많이 차이 나는 것을 알게 됐다. 서비스 확률도 높이고 코트 커버 능력도 올려야 한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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