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오늘 저녁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윤성환·두산 노경은 선발
둘 다 상대팀 평균자책점 높아
삼성 윤성환·두산 노경은 선발
둘 다 상대팀 평균자책점 높아
3주를 쉰 삼성은 “지쳤다”고 했다. 반면 3일을 쉰 두산은 “충분하다”고 했다. 삼성 주장 최형우는 “기다리다 지칠 정도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두산 주장 홍성흔은 “한국시리즈에다 쏟아붓기 위해 그동안 선수들 (기를) 눌러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 새내기 유희관은 “3일이면 충분히 쉬었다”고 선배들의 입씨름에 끼어들었다.
끓어오르는 자신감에도 미세한 차이는 존재했다. 삼성엔 정규리그 3연패 팀의 여유가, 두산엔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결기가 느껴졌다. 두 팀 모두 승리를 자신했지만 정규리그 1위 삼성 류중일 감독은 6차전, 4위 두산 김진욱 감독은 7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삼성 최형우·배영수는 5차전, 두산 홍성흔·유희관은 6차전까지 한국시리즈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삼성 윤성환, 두산 노경은의 선발 맞대결로 벌어진다.
■ 이승엽·오승환의 존재감 류중일 감독은 23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이승엽을 이번 시리즈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이승엽은 삼성의 클린업트리오 박석민-최형우-채태인 다음 타순인 6번에 배치된다. 올 시즌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으로 이름값을 못했지만 큰 경기에 강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제 역할을 해왔다. 세계야구클래식(WBC)이나 베이징올림픽은 물론이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3타수 8안타(타율 0.348) 1홈런 7타점의 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6번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시리즈 전체를 쉽게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상대팀 홍성흔도 “6번 타자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아 두려운 게 사실이다. 우리 투수들이 이승엽을 얼마나 잡아주느냐가 중요하게 됐다”고 경계했다.
두산이 넥센 손승락과 엘지 봉중근을 두들겨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듯이 삼성의 통합 3연패를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무리 오승환이다. 올 시즌 48경기에 나와 4승1패28세이브 평균자책 1.74를 기록한 오승환은 두산전 6경기에선 4세이브 평균자책 3.86으로 기록으로만 따지면 약해 보인다. 그러나 9월17일 포항 경기에서 손시헌에게 내준 홈런 탓에 평균자책이 올랐을 뿐 4⅔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해 홈런 포함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두산 홍성흔은 “오승환 공을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못 쳤다. 오승환이 해외로 떠나기 전에 시원하게 한번 쳐보고 싶다”며 한국시리즈에서 꼭 이기고 싶은 선수로 오승환을 꼽았다.
■ 삼성 윤성환 대 두산 노경은 삼성은 1차전 선발투수로 윤성환(왼쪽 사진)을 예고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1선발 몫을 했고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아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낙점 이유를 설명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에스케이와의 한국시리즈 1·5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2승을 거둔 바 있다. 올 시즌 13승8패 평균자책 3.27로 만족스러운 한해를 보냈지만 두산전에는 4번 나와 1승3패 평균자책 5.91로 부진했다.
삼성과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두산은 노경은(오른쪽)을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기록 10승10패 평균자책 3.84인 노경은은 삼성전 2패 평균자책 4.97로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따냈다. 김진욱 감독은 “체력 문제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선 도루를 자제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선 우리 장점을 살려 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 홍성흔에게도 주문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윤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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