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 사냥’에 나섰던 러시앤캐시의 상승세가 현대캐피탈 아가메즈한테 막혔다. 블로킹 장벽 위에서 내리꽂히는 207㎝ 거구의 스파이크엔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V리그에서 혼자 43점을 올린 리버맨 아가메즈를 앞세워 러시앤캐시에 3-1 승리를 거뒀다. 아가메즈는 팀 공격의 67.92%를 책임지면서 54.93%의 높은 성공률을 올렸고 3개의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끊는 등 맹활약했다.
사흘 전 3위 우리카드를 잡았던 러시앤캐시의 저력은 1세트까지였다. 1세트 초반 8-4로 앞서가던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의 연이은 범실로 13-13 동점을 허용했고,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강타와 연타를 섞은 들쭉날쭉한 서브에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는 흔들렸고 그 결과 아가메즈의 1세트 공격 성공률은 35.29%에 불과했다.
아가메즈가 2세트부터 살아난 이유는 1세트 때 몸에 잔뜩 품었던 힘을 뺐기 때문이었다. 세터의 토스가 낮을 땐 연타로 대응하면서 1세트에서 7개나 했던 실수를 2개로 줄였다. 윤봉우와 최민호 등 센터들의 블로킹까지 살아나면서 러시앤캐시의 공격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아가메즈를 앞세워 이날 승리를 거둔 현대캐피탈은 승점 30으로 선두 삼성화재(승점 31)를 턱밑까지 쫓았다. 또한 남자부 7개 팀 중 유일하게 올 시즌 안방 전승(8승) 기록을 이어갔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삼성화재나 대한항공 등 기존 팀과 달리 신생팀과의 경기는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리시브처럼 충실하게 해야 할 부분을 경기 초반에 놓치면서 1세트를 내줘 힘겨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꼴찌 탈출을 노렸던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상대의 블로킹을 너무 의식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김 감독은 “다른 부분은 크게 밀리는 게 없었는데 상대 블로킹을 지나치게 의식한 바람에 토스에 변화를 주려고 하거나 틀어 때리다 아웃이 되는 등 (선수들)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일본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던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공격수 문성민은 이날 4세트 후반 올 시즌 처음 코트를 밟았다. 부상에서 회복된 모습으로 스파이크와 블로킹에 가담했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김호철 감독은 “3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풀타임으로 한번 내보낼 생각이다. 4라운드부터 문성민이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팀의 짜임새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안/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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