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막 일본 세계선수권
남자 단체팀 예선전서 만나
남자 단체팀 예선전서 만나
탁구는 국제 외교와 유난히 인연이 많다. 남북 관계에서도 ‘핑퐁 외교’는 큰 구실을 해왔다. 지난해 5월 파리 탁구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도 한국이 북한에 패한 결과보다 시상대에서 함께 트로피를 든 모습이 더 화제를 모았다. 28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재대결이 성사된다.
한국 대표팀은 1년 만에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세계선수권은 단체전과 개인전을 1년 간격으로 번갈아가며 여는데, 올해는 단체전으로 남자 조별 예선전부터 남북이 맞붙게 됐다. 조별리그 D조에 나란히 포함된 남북 남자팀은 다음달 1일 열리는 5라운드 첫번째 경기에서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주세혁·김민석·정영식 등 국내에서 세계순위가 가장 높은 세 선수와 선발전을 통해 선발한 조언래, 서현덕이 출전한다.
북한도 김혁봉, 김남철, 강위헌, 최일 등 정예선수들을 출전시킨다. 북한 단체팀은 세계순위 26위로 한국(4위)보다 한참 아래지만, 실제 전력은 우승을 넘볼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탁구연맹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탁구연맹에서 주최하는 ‘오픈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겉으로 드러나는 세계순위는 낮지만 기량만 보면 단식과 단체전 모두 4강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혁봉은 지난해 파리 대회에서 여자선수 김정과 짝을 이뤄 8강에서 한국의 조언래-양하은, 결승에서 이상수-박영숙 짝을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다.
여자대표팀은 일단 조별리그에서 북한과 맞대결은 피하게 됐다. 세계순위 3위인 한국은 3번 시드를 받아 C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세계순위가 급상승 중인 서효원(8위)을 비롯해 석하정(15위), 양하은(21위)과 박영숙, 조하라 등이 출전한다. 북한(A조·세계 8위)은 세계 1위 중국을 비롯해 루마니아, 폴란드 등과 한 조를 이루게 됐다. 지난해 혼합복식 우승자 김정이 앞장선다.
북한이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12년 8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20살 이하(U-20) 월드컵 대회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일본은 2006년 북핵 실험 뒤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지만 스포츠 등 일부 분야에 제한적으로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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