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대표팀의 고교생 4총사 김청용(왼쪽부터), 김계남, 김설아, 권지은이 26일 충북 진천선수촌 사격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때 총을 조준하는 자세를 취하며 인천아시안게임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사격대표팀 아시안게임 출사표
“아직까진 실감 나지 않는데 아시안게임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설렐 것 같아요. 꼭 금메달을 따내고 싶습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출사표를 밝히는 사격 대표팀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충북 진천선수촌 사격장. 유난히 앳된 얼굴의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고교생 선수들이다. 대표팀 50명 가운데 고교생은 김청용(17·흥덕고2), 김계남(17·울산여상2), 김설아(18·봉림고3), 권지은(18·예일여고3) 등 4명이다. 여자 10m 공기소총과 50m 소총 3자세의 메달 유망주인 김설아는 “선발전을 치를 때는 아무 탈 없이 끝나기만을 바랐지만 태극마크를 다니까 정말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4명 가운데 3명은 선수층이 두텁고 국제대회에서 강세를 보여온 권총과 소총 부문에서 뽑혔다. 남자 10m 공기권총의 김청용은 마지막 선발전에서 590점을 쏘며 대표팀 간판 진종오를 꺾기도 했다. 얼굴에 장난끼가 가득한 그는 “친구들과 만날 땐 활발한 성격이지만 사격장에만 들어오면 진지해지고 집중력이 생긴다. 아시안게임 경기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쟁률이 높은 권총에서 기회를 잡은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낸다는 각오다.
김계남은 여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다. 그가 “대표팀 언니들한테 피해만 안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주위에서는 “엄살 부리지 말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계남은 연습 때보다 실전에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같은 종목의 김설아가 “계남이는 자신감 넘치게 총을 쏜다. 마인드 컨트롤을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칭찬하자 멋쩍은 듯 손사래를 쳤다. 유독 조용했던 권지은(여자 10m 러닝타깃 정상)은 다른 세 선수가 원래는 활발한 성격이라고 핀잔을 줬지만 “그냥 떨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끝까지 과묵한 모습을 보였다.
사격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목표는 금메달 5~7개다. 4년 전 광저우대회 땐 13개를 땄지만 최근 중국이 강세를 보이면서 목표를 낮춰 잡았다.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내려면 고교생 총잡이들의 ‘깜짝 활약’이 필요하다. 조정희 대한사격연맹 실무부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주요 종목에서 뽑혔다는 게 대견하다. 한 명 정도가 선발된 과거 사례와 비교해 봐도 한국 사격의 미래가 밝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진천/글·사진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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