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대높이뛰기의 유망주 진민섭이 지난달 27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장대를 들고 내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 장대높이뛰기의 기대주 진민섭(22·인천시청)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진민섭은 28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45를 뛰어넘어 3위를 기록했다. 진민섭은 중국의 양옌성과 똑같이 5m45를 기록했지만 시기 수에서 앞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쉐창루이와 일본의 사와노 다이치 역시 같이 5m55를 넘었으나 시기 수에서 앞선 쉐창루이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갑자기 쏟아진 비가 변수였다. 경기는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했으나 7시50분께부터 비가 내리자 탈락자가 속출했다. 5m35부터 도전에 나선 진민섭은 다소 긴장한 듯 2차 시기에 바를 넘었으나 이어진 5m45는 1차 시기에 가볍게 통과했다. 5m55 도전이 고비였다. 진민섭은 첫번째 시기에서 실패하자 이를 건너뛰고 자신의 최고기록인 5m65에 도전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실패했다.
진민섭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2009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 5m15를 넘으며 1위에 올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집중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진민섭은 2010년부터 우크라이나 출신 지도자 아르카디 시크비라 코치와 러시아 유학파 정범철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했다. 시크비라 코치는 장대높이뛰기의 전설인 세르게이 붑카의 코치를 역임했다.
2012년에는 개인 최고기록이 5m51을 기록했고, 2013년 5월에는 5m64를 뛰어넘어 2006년 김유석이 세운 한국기록(5m63)을 7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 5월 부산 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6m65를 넘어 또다시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장대높이뛰기는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두차례 딴 적이 있다. 김철균이 1998년 방콕 대회에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김유석이 바통을 이었다.
인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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