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OK저축은행, 7승1패 단독선두
송명근 등 주전 모두 21~24살
결정적일때 한방 ‘시몬 효과’도
김 “아직 어떻게 잘 질까 생각”
송명근 등 주전 모두 21~24살
결정적일때 한방 ‘시몬 효과’도
김 “아직 어떻게 잘 질까 생각”
프로배구 오케이(OK)저축은행의 돌풍이 심상찮다. OK저축은행은 18일 현재 7승1패로 남자부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우리카드를 3-0으로 꺾으면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시작과 함께 8연패에 빠졌던 1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오케이저축은행의 중심에는 김세진 감독이 있다.
김세진 감독은 지난해와 달라진 점으로 “송희채나 정성현이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해주고 있다”며 서브리시브의 안정을 우선 꼽았다. 그는 또 선수들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김 감독은 “지금 선수들은 서로 많이 믿고 있다. 그런 자신감, 믿음, 신뢰가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지난해 대학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레프트인 송명근·송희채를 비롯해 세터 이민규·곽명우, 리베로 정성현, 센터 김규민·박원빈 등 주전들이 모두 21~24살로 젊다. 1987년생인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과 주장 강영준이 최고령이다. 송희채는 “지난해에는 1승만 해도 우승한 듯 기뻤다”며 “올해는 경기를 하기 전부터 왠지 질 것 같지 않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불리한 상황에서도 지지 않으려는 악착같은 의지가 생긴다고 한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올해 8경기 중 4경기를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그중에 3경기를 이겼다.
최근 상승세의 한 축으로 시몬을 빼놓을 수는 없다. 김세진 감독은 “시몬의 효과는 점수로 치면 세트당 1점밖에 안 된다. 하지만 그 한 점이 결정적일 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구는 몸싸움의 경기가 아니지만 기운이라는 것이 있어 결정적일 때 한 건 해주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시몬의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다. “시몬은 자신의 잘못한 점을 지적해주면 수긍하고 선수들에게 일일이 사과까지 한다. 잘 따라주고 선수들과 팀워크를 이루려는 노력이 그의 진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초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도 어떻게 이길까보다는 어떻게 잘 질까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더라도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지더라도 내용적으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쳐야 진짜 강팀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프로가 되길 요구하고 있다. 숙소 인근에서도 복장 등 기본적인 품위를 지키도록 한다. 승리한 뒤 선수들의 댄스 세리머니도 김 감독의 아이디어다. 다른 팀과 달리 어깨를 가린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세진 감독은 “성적이 우선시돼야겠지만 그 외적인 것도 선수들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고 팬들이 원하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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